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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55310816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졸린 마을
장님 별
별 세계에서
여러 꽃
굴뚝과 버드나무
들장미
술 취한 별
늑대와 사람
양귀비 밭
나무에 오른 아이
거문고 두 대와 두 소녀
붉은 공주와 검은 왕자
절름발이 말
카라멜 천사
행복하게 산 두 사람
신천옹 우는 날
밝은 세계로
장화 이야기
폭풍이 불기 전 나무하고 새가 나눈 이야기
달과 바다표범
어느 공의 일생
큰 떡갈나무
푸른 단추
은바늘 한 개
머리를 떠난 모자
다케의 가방
옛집에 돌아오는 길
아기 거북이와 인형
어떤 소년의 1월 일기
오래된 벚나무
은하수 아래 마을
묶인 집오리
나무 위와 아래 이야기
무엇이든 들어갑니다
창이 없는 건물
올빼미를 찾아서
옮긴이 글
책속에서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 세계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새로운 사람이 와서 내 땅을 다 빼앗았어. 내 땅에 철도를 깔고 기선을 움직여. 그게 다가 아냐. 전봇대도 꽂았지. 이대로 가면 이 지구상에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자라지 않을 거야. 나는 아름다운 산과 숲, 꽃 피는 들판을 사랑해. 지금 사람들이 잠깐도 쉬지 않고, 게다가 피곤해하지도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지구는 사막으로 바뀌고 말 거야. 그래서 나는 피로의 사막에서 피로의 모래를 한가득 퍼왔다. 지금 등에 지고 있는 이 자루 말이다. 이 모래를 조금만 뿌리면 그곳은 금세 썩고 녹슬어 낡아버리지.”
카라멜 상자에는 귀여운 천사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천사의 운명은 정말 가지각색입니다. 어떤 천사는 다른 종이 쓰레기하고 함께 찢어져 휴지통 안으로 들어가고, 또 어떤 천사는 난롯불 안에 던져집니다. 때로는 마구 구겨진 채 진흙탕 위에서 뒹굴기도 합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이들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카라멜만 먹으면 그만일 뿐, 빈 상자 따위는 이제 볼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진흙탕 속에 뒹굴던 천사는 그 위를 지나가는 짐차에 깔려 마침내 인생을 마감합니다.
달은 바다표범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태양은 화려한 거리나 꽃이 피는 들판을 즐거운 듯 굽어보며 여행하지만, 달은 늘 쓸쓸한 마을과 어두운 바다를 보면서 눈물짓습니다. 그리고 불쌍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굶주림에 울고 있는 짐승들을 봤습니다.
이 세상의 슬픔에 웬만큼 익숙해진 달도 아기를 잃고 밤낮 없이 빙산 위에서 서럽게 울부짖는 바다표범을 보고는 안타까워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근처의 바다는 너무 어둡고 추워서 바다표범의 마음을 달래줄 수도 없습니다.
“외롭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