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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6023487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6-02-16
책 소개
목차
책 머리에 … 004
이야기 하나 - 연탄 두 장의 행복 … 009
이야기 둘 - 아빠 얼굴 익히기 … 031
이야기 셋 - 두 시간의 행복 … 063
이야기 넷 - 파랑새를 찾아서 … 093
이야기 다섯 - 필 며느리 고부열전 … 115
이야기 여섯 - 신 이방인 … 143
이야기 일곱 - 실버(silver) 일꾼의 애환 … 167
이야기 여덟 - 마지막 사랑 … 195
이야기 아홉 - 일리갈 베이비 코피노 … 223
출간후기 … 262
저자소개
책속에서
소사댁이 잠깐 반응을 보였다. 졸려서 더 이상은 대답할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아들과 손자를 준비도 없이 맞닥트린 무척도 힘들었던 하루였는데 이제 편히 쉴 수 있어 다행이었다.
사육당하고 사육하는 것으로 사는 것은 사람 할 짓이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데 이제야 사람으로 돌아가는가 싶었다.
최노인은 소사댁의 손을 꼭 잡았다.
“여보! 잘 자. 여보!”
진숙이가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나는 허겁지겁 외쳤다.
“평생토록 당신을 가슴에 묻고 살 겁니다.”
급하게 한마디를 건네는데 전화가 뚝 끊기고 말았다. 맥이 쫙 풀렸다. 다리에 힘이 모두 빠져나가 후들거렸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서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퇴근 준비를 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병원 좀 가보고 바로 퇴근할지도 모른다.”
내 일을 거들어 주는 여직원에게만 귀띔하고 회사를 나섰다. 막상 회사를 빠져나왔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어디로 가나? 어디에 가야 이 텅 빈 마음을 달랠까?’
“그래. 가라 가.”
시어머니도 감정이 격해졌는지 말을 아끼지 않았다. 문을 쾅 닫고 시어머니가 방으로 들어 간 후에야 입장 곤란해 하던 태규 씨가 나를 달래려 들었다. 임신하고 있는 중이어서 걱정이 더 컸던 때문인 데다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섭섭함이라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상의했다면 날 공장에 보내 주었을까?”
들고 있는 태규 씨의 번역기를 빼앗아 마구 키 판을 두드렸다.
“나 필리핀 보내 줘.”
“어머니가 위암수술을 해야 해. 언제 돌아가실지도 몰라. 멀거니 보고만 있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