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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시

포도시

이진해 (지은이)
작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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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포도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6062967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5-11-20

책 소개

서정성과 불교적 사유를 깊게 확장한 『포도시』는 일상과 존재를 자연순환의 언어로 비추며 따뜻한 사람 이야기를 건넨다. 이미지화된 사유와 내면적 성찰이 조용한 울림을 만들고, 형이상학적 특색을 지닌 시적 세계를 보여준다.

목차

제1부

4만피트의 찬란
고래의 낙하
꽃의 자작극
누리호의 행운
도서관
리얼돌
리플레쉬
모래 책
단어는 기억이다
미간이 좁혀진다
바다는 차가운 푸름이다
시대 유감
아이의 말에 철이 드네
엄마의 손톱이 반짝거리네
여름 장마
원래의 모습으로
유전되는
차가운 미스트는 녹아 버렸다
시간이 멍들기를 반복한다

제2부


포진으로 숨어든 말들
그곳은 안태고향이다
꿈도 이별을, 헤여짐을 아는가
커피의 맛은 기억이다
커피, 반 잔 값
만우절의 유래
수목원의 敍事
시간 속의 시간
연애편지
옛날이야기
허수아비
화성으로 가자
은둔형 외톨이
천 개의 바람이 되어
푸른 코끼리
발레는
다름과 주책은 같다
나의 명찰
종이배

제3부


YDG
자가격리
낙원상가
닿고 싶다
몇 센티미터
문을 열 수가 없다
물의 시간
술을 마신다
mbti테스트
오, 오, 오 어디로 갔니
오늘부터
오래 기억될
자각몽
잿빛물감에 베이다
잠이 든 바람
적과의 동침
점유의 방식
온시디움

제4부


불꽃
봄이다
꽃은 꽃이다
다시, 봄 1
봄은 또 지나가고
어디서 왔니
꿈이야
비를 걷는 밤
산다는 것 살아가야 하는 자존심이다

詩는
이어가고 있는 時間
창문 속에 바다가 있네
해운대는 푸르다
달맞이언덕
처용(妻의 다리)
꿈이 다른 건 아니다

해설-푸른 하늘로의 초월과 근원적 수용/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

저자소개

이진해 (지은이)    정보 더보기
부산에서 태어나 2008년 《새시대문학》, 2016년 《불교문예》 신인상을 수상했다. 영남여성문학회(모시올) 회장을 역임하였다. 시집으로는 『쉼표는 덧니처럼』, 『사라지는 틈』, 『왼쪽의 감정』, 『칸나는 붉었지』가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4만 피트의 찬란



구름이 층층
마법을 즐기듯 눈을 감는다
나는 더 이상 쪼개어질 수 없는 원자의 감정으로
아, 그냥 잠들고 싶다
우라늄에 중성자가 들어가면 폭발한다
내 감정에 들어오는 구름은
에스프레소에 터트린 밀크의 스며듬이다
서서히
아주 느리게 정복당한다
연쇄적 분열이 일어난다
어떻게 될까
생각이 나를 지배할 때
따뜻한 스파에 몸을 담근 것 같다
그냥 머리를 물속으로 쓱 집어넣는다
한 점의 욕심마저 내려놓고
구름 위를 산책한다
흡사, 일상처럼
구름은 층층
캉캉 치맛자락을 들어 올리며
유혹의 무반주다


꽃의 자작극


꽃들이 떨어진다
바람을 핑계처럼
앞질러 가는 걸음, 걸음
간혹, 나비처럼 펄펄 날으기도 한다
꽃들은 매달리기도 했을꺼다
냉정한 허공은 더 이상의 매달림을 거부하고
봄은 자존심을 마구마구 흩날린다
서 있는 나는 가끔
두 팔을 벌리고 발끝을 허공에 세워본다
몸은 더 이상의 벽을 인식하지 못한다
꽃처럼 이쁘게 떨어지지도 못하고
맨 바닥에 구른다
하늘과 허공 사이에서
꽃들이 쳐다본다
픽 헛웃음을 뿌리면서 마구마구 떨어진다
하늘과 허공의 경계에 처박힌다
꽃 진 자리 흔적도 없다
생과 사를 조율하는 저 한가로움
거미줄에 걸린 거는
다 나를 위한 자작극이다
그리하여 봄을 보내는 나는 감격시대에 머문다
아무도 흉내를 내지 못하는
꽃잎들의 길 햇살에 몸을 누이거나
빗물에 몸을 누이거나이건 모두 꽃들의 자작극입니다
다시, 봄이 오면 속지 않을 거예요
지가 떨어지던 동 매달려 있던 동
나는 허공에 한 바퀴 구르는 연습이나 할 겁니다
하여 나는 꽃처럼 거미줄에 걸리겠죠
머무르지 않는
그대를 생각하면서
이, 또한


리얼돌


피그말리온은 피와 살이 있는 여자를 싫어했다고
그리이스 신화에 전해진다
상아로 만든 조각상과 결혼을 한다
껴안고 키스도 하고
사랑표현도 하고
갈리테이아는 상아로 만든
리얼돌의 원조다
미래세상에는 인간과의 관계보다
로봇이나 인형과의 성관계를 예언한다
미래학자의 말이니 믿어도 될 것 같다
블루코로나의 암호에 갇혀
밖으로 나다니지 못하니
성적 욕구 해소를 위해 리얼돌을 찾는 사람들
천만 원이라는 고액의 리얼돌도 판매된다니
고장난 우리 몸속에
어느새 로봇이 기여한 공로가 크다
자연스럽게 동거를 시작하고 있디
에이원이나 리얼돌이나
우리는 그들을 멀리할 능력도 인정도 없다
인공지능을 가진 그들의 우월함을 자주 보곤한다
피그말리온은 신께 빌었다지
제발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소원을 이루고 손에 반지를 끼워준다
비록 육신은 늙어 갈지라도
보드라운 살결과 따뜻한 피를 나누는 진정한
사랑을 이룬다
코로나 시대에 불거져 나온 리얼돌
누군가 또 소원을 빌겠지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세상은 요지경 속이다
생긴 대로 순리대로 사는 하루도 버거운 시간의 연속이다
블루 코로나 지긋지긋하다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도 이 찝찝함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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