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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6227618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2-12-14
책 소개
목차
작가의 글
제1부 언니의 물허벅
돌챙이
원담
태왁
놋그릇
말테우리
빈 우물
언니의 물허벅
감귤 가지에 스치는 바람
목섬
제2부 도시의 별, 그리움이 묻어나다
창(窓)
선(線), 그라운드 제로
도시의 별, 그리움이 묻어나다
도시의 흙
백 투 더 조선(Back to the Chosun) - 익선동 골목길
할머니 손수레에 업힌 오후
나름 이유 있는 똥 이야기
열(熱)아, 추위를 녹여다오
떡볶이 골목길
마을 길을 걸으며 보이는 얼굴들 –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보고서
철 수세미로 철옹벽을 닦는다 – 중국 황산시 라오제, 리양인샹을 다녀와서
제3부 봄이면 나는 바람이 난다
물올림
공중부양 화단의 울림
빈 화분
동백
봄이면 나는 바람이 난다(고사리 바람)
리마인드 프러포즈 in 황산
사려니숲의 나무 한 그루
말 타고 보덴제호수 건너기
감물 들이기
제4부 원담이 있는 바다
무게
소분점도(小盆店島)
바람 든 연근(상흔)
오후의 바지랑대
쑥버무리
신시모도 – 시간의 궤적을 찾아서
못
잘 말아줘, 빙떡처럼
다시 연극무대에 오르다
화면 속 선생님 – 신종플루와 코로나19 사이에서
우회((迂迴)
해설
디스토피아 시대 너머의 숨비소리 - 오미향 수필의 미학적 지점_이수정(문학박사, 소설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섶섬이 내려다보이는 바닷가 마을로 들어서자, 암벽 위에 작은 돌집이 보였다. 벼랑 위 깔깔한 소금기를 벗 삼아 삶의 모퉁이를 돌아선 그곳에는 삭정이 같은 무릎을 보듬고 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바람 한 점만 불어도 거친 말 한마디만 내던져도 금세 기울 것 같은 수평을 아버지는 꼭 붙들고 있었다.
-「돌챙이」 중에서
나를 둘러싼 이 바다밖에는 더 큰물이 숨어 있을 것 같았다. 담담히 오래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넘기면 바다는 느린 걸음으로 걸어 들어왔다. 지금은 제주도가 환상의 섬이지만, 그때는 한적하고 아름다운 섬에 불과했다. 여고생이었던 나는 이상을 품고 뭍으로 빠져나오는 꿈을 날마다 꾸었다. 고립무원한 섬 바깥에는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원담」 중에서
카페의 통창 가득 바다가 담겨 있다. 목젖으로 넘어간 해가 붉은빛을 머금어 햇살을 들이키는 시간, 한낮의 절정에 머무른 해의 파장이 스펙트럼을 이루듯 눈이 부시다. 물살은 잔잔하게 오르내리며 파고를 만들었다. 줄지어 선 부표들 이 출렁대는 사이로 함지박처럼 보이는 것들이 둥둥 떠다닌다. 자세히 보니 오렌지색 박새기였다. 잘 달인 해를 들이키고 살이 오른 햇살을 부둥켜안은 듯 태왁은 서너 개씩 혹은 외따로 떠 있다. 해녀들의 작은 몸은 바다에 빚진 듯 거꾸로 매달려있을 것이다.
-「태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