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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341890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04-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당신만의 연례행사가 생기기를
1부 봄, 봄비에 깨어나는 계절
입춘 꼬박꼬박 봄이 오듯이, 희망할 것
⦁ 입춘엔 깨끗한 희망이 제철
우수 언제나 봄이었다, 우리가 만난 것은
⦁ 우수엔 이른 봄나물이 제철
경칩 일어났어? 자연이 묻는 말에 답할 시간
⦁ 경칩엔 봄맞이 기지개가 제철
춘분 덤불 속에, 가지 끝에 숨겨둔 봄의 쪽지
⦁ 춘분엔 ‘봄을찾기’ 산책이 제철
청명 지금을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
⦁ 청명엔 꽃달임이 제철
곡우 봄 산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 곡우엔 봄 산과 돌미나리전이 제철
2부 여름, 햇볕에 자라나는 계절
입하 5월에 내리는 이토록 하얀 눈
⦁ 입하엔 ‘입하얀꽃’이 제철
소만 먼저 건네면 무조건 좋은 것
⦁ 소만엔 싱거운 안부가 제철
망종 장마가 오기 전에 해야 하는 일들
⦁ 망종엔 무얼 하든 바깥이 제철
하지 해가 지지 않고 우리는 지치지 않고
⦁ 하지엔 햇감자에 맥주가 제철
소서 비가 오면 달려가고 싶은 곳이 있나요
⦁ 소서엔 ‘비멍’이 제철
대서 무더위를 식히는 여덟 가지 방법
⦁ 대서엔 휴식의 자세가 제철
3부 가을, 이슬에 여물어가는 계절
입추 어느 날, 새끼 제비를 도왔더니 생긴 일
⦁ 입추엔 구름 감상과 제비 관찰이 제철
처서 눅눅해진 마음을 햇볕에 잘 말리고서
⦁ 처서엔 포쇄가 제철
백로 도토리 6형제를 찾아 숲으로
⦁ 백로엔 도토리 공부가 제철
추분 이런 날엔 우리 어디로든 가자
⦁ 추분엔 계수나무 향기가 제철
한로 계절이라는 가장 가까운 행복
⦁ 한로엔 오래된 산책이 제철
상강 기차를 타고 가을의 마지막 역에 도착하는 일
⦁ 상강엔 마지막 단풍놀이가 제철
4부 겨울, 눈을 덮고 잠드는 계절
입동 긴 겨울을 함께 건널 준비를 하자
⦁ 입동엔 까치밥 닮은 선물이 제철
소설 겨울 속에 어떤 즐거움을 심어둘까?
⦁ 소설엔 별게 다 좋은 마음이 제철
대설 눈은 보리의 이불, 우리의 오랜 기쁨
⦁ 대설엔 눈사람 순례가 제철
동지 긴긴밤, 돌아보면 좋은 순간들도 많았다고
⦁ 동지엔 ‘김칫국 토크’가 제철
소한 겨울이 문을 열어 보여주는 풍경들
⦁ 소한엔 탐조와 겨울눈 관찰이 제철
대한 내가 나여서 살 수 있는 삶이 있다면
⦁ 대한엔 겨울 아지트가 제철
인용한 책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절기에 따라 산다는 건 한 해를 사계절이 아닌 ‘이십사계절’로 촘촘히 겪는 일. 그건 곧 눈앞의 계절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기회가 스물네 번 찾아온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 지금 이 계절에 무얼 하고 싶은지, 미루지 말고 챙겨야 할 기쁨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늘 살피면서 지낼 수 있기를. 그리하여 해마다 설레며 기다리게 되는 당신만의 연례행사가 생기기를.
― ’들어가며’에서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앞두었던 옛사람들의 마음이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는 사실이 못내 좋다. 요행을 바라기보다 삶에 성의를 다하며 좋은 기분을 챙기고, 겨우내 언 마음을 스스로 녹이려 했던 사람들. 더 좋은 일이 생기기를,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기쁜 일이 찾아오기를…… 그 바람을 행동으로 옮기며 오지 않은 시간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어보는 마음, 우리는 오랜 세월 미신이 아니라 그 마음을 물려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입춘의 숙제는 하나.
꼬박꼬박 때를 맞춰 찾아오는 봄처럼,
지치지 않는 희망을 새해 숙제로 제출할 것.
― ’입춘: 꼬박꼬박 봄이 오듯이, 희망할 것’에서
능수버들에 다녀가는 봄은 어쩌면 그리도 환한지. 잘 빗질해서 헝클어지는 법 없는 머리칼 같기도 하고, 시폰 드레스 자락 같기도 한 기다란 줄기도 근사하지만 딱 이맘때 볼 수 있는 연둣빛이 제일 귀하다. 마음을 연해지게 만드는 연둣빛이다. 어떻게 찍어도 사진에는 담기지 않는 색을 아쉬워하며, 눈에 충분히 담아가려고 강둑에 앉아 있을 때가 좋다. 오늘도 N차 봄을찾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매화 향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걷는데 문득 마음속에 이 한마디가 가득 찼다.
‘아, 내가 이래서 이 계절 좋아하지.’
한 해를 잘 보낸다는 건, 계절을 더 잘게 나누어둔 절기가 ‘지금’ 보여주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산다는 것. 네 번이 아니라 스물네 번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내는 일이겠지. 이래서 지금이 좋아, 할 때의 지금이 계속 갱신되는 일. 제철 풍경을 누리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서 걷고 틈틈이 행복해지는 일.
― ’춘분: 덤불 속에, 가지 끝에 숨겨둔 봄의 쪽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