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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56411031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8-02-28
책 소개
목차
1. 본색
2. 협박
3. 악몽
4. 설계
5. 어둠
6. 질투
7. 의문
8. 반격
9. 탈출
2부
10. 감옥
11. 재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승현의 입술이 갑자기 정인을 덮쳤다. 부드러운 입술 새를 두툼한 혀가 예고도 없이 비집었다. 정인은 놀라서 숨을 급하게 들이쉬었다. 딱딱한 벽이 등 뒤에 부딪혔다. 그를 벽으로 몰아붙인 승현의 손에서 우산이 아래로 떨어졌다. 거센 빗줄기에 승현의 한쪽 어깨가 고스란히 젖어 들었다.
“씨발, 입 똑바로 안 벌리지…….”
붙은 입술 새에서 승현이 욕설을 내뱉었다. 그러고는 커다란 손을 정인의 머리칼에 쑥 집어넣은 채, 그에게 더욱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흐읍…… 흣……!”
처음의 키스보다 농밀한 혀의 움직임이었다. 타액이 빨리고, 혀의 돌기를 세듯, 그가 혀를 쓸어 오자 정인의 성대에서 얕은 신음이 터졌다.
“흐읏…….”
그것은 절대로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승현은 정인의 입술을 그야말로 짐승처럼 물고 빨았다. 거친 숨결을 그대로 내뱉으며 숨이 막힐 정도로 정인을 몰아붙였다. 피가 한곳으로 갑자기 몰리더니 귓불이 화끈하고 몸이 빠르게 더워졌다. 정인은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꽉 붙잡았다.
“하아…….”
마침내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승현의 입술이 떨어졌다. 떨어지면서도 그는 잘근, 정인의 아랫입술을 씹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핏발 선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승현이 중얼댔다.
“……담배 맛 끝내주네요.”
정인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꽉 붙였다.
“재떨이랑 키스하는 기분이야.”
점 하나 없는 하얀 피부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정인이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돌리자 승현이 그의 턱을 꽉 움켜쥐었다.
“눈 피하지 마요.”
그래. 방금 내가 한 건 키스가 아니다.
정인은 속으로 수십 번, 똑같은 소리를 되뇌었다. 이건 저 미친놈이 그의 자존심을 바닥으로 짓밟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래. 그렇게 나 보는 거예요.”
눈물이 맺힌 눈으로 그를 노려보는 정인에게 눈을 맞추며 승현이 거친 손길과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만 보는 거예요. 이제부터.”
“…….”
“한민우한테 다시 연락하면, 그땐 진짜 죽여 버릴 거예요.”
그의 진심 어린 표정에 정인은 무어라 대꾸를 할 수도 없었다.
“눈 뜨고 키스해요, 우리.”
승현이 나른한 눈빛으로 정인을 바라보았다. 굵어진 빗줄기에 승현의 몸이 완벽하게 젖었고, 그가 젖은 몸을 정인에게 붙였다. 얇은 옷감을 통해 뜨거운 체온이 교환되었다. 승현의 벌어진 입술이 천천히 다가왔다. 숨 막히는 입맞춤이 다시 시작되었다. 홀린 듯한 표정으로 뜨거운 키스를 퍼붓는 승현을 보는 정인의 몸에 힘이 쭉 빠져 갔다.
조승현,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아득해지는 정인의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비죽, 고개를 쳐들었다가 이내 꼬리를 감추고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