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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56750338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6-04-29
책 소개
목차
기획위원의 말 004
제 1 장 마리노 마을 009
제 2 장 영락없는 허무주의자 033
제 3 장 달콤하고 쌉싸름한 밀회 048
제 4 장 아버지의 여자 058
제 5 장 세대 차이 073
제 6 장 고위 관료 097
제 7 장 고요한 연못에 악마가 깃들어 산다 115
제 8 장 어쭙잖은 고백 158
제 9 장 바자로프의 시골집 177
제 10 장 바보 같은 짓 216
제 11 장 무모한 결투 225
제 12 장 사랑의 엇갈림 265
제 13 장 지독한 상처 295
제 14 장 순결한 꽃 320
《아버지와 아들》 제대로 읽기 329
리뷰
책속에서
지나가는 농민들은 마치 일부러 그러기라도 한 것처럼 하나같이 누더기 옷을 걸치고 형편없이 야윈 말을 타고 있었다. 길가의 버드나무들은 껍질이 마구 벗겨지고 가지가 꺾인 채 흡사 거적을 걸친 거지처럼 서 있었다. 도랑가에는 털이 듬성듬성한, 가죽만 남은 소들이 탐욕스럽게 풀을 뜯고 있었다. 그 모습이 꼭 정체를 알 수 없는 죽음의 매서운 발톱에서 겨우 도망쳐 나온 것처럼 느껴졌다. 이 화창한 봄날에 그토록 무력하고 불쌍한 동물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보라와 추위에 뒤덮인 음울한 겨울의 환영이 눈앞에 하얗게 떠오르는 듯했다.
“그분이 받은 교육과 그분이 살아온 시대도 고려해 줘야지.”
“교육이라고? 사람은 스스로 배워야 하는 거야. 대체 시대라는 게 뭐야? 내가 왜 시대에 따라 좌우되어야 하지? 시대가 나를 따르도록 하는 편이 낫지 않나? 그런 것은 다 허망하고 타락한 이야기야! 대체 남녀 사이에 무슨 신비로운 관계가 있다는 거야? 우리 같은 자연과학자들의 눈에는 그게 어떤 관계인지 빤히 보이지. 자네도 해부학을 공부해 봐. 그러면 자네가 말한 공작 부인의 그 수수께끼 같은 눈빛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알게 될 거야. 자네 큰아버님 이야기는 죄다 낭만주의야.”
“유익하다고 인정하는 것들을 위해 삽니다. 오늘날 가장 유익한 것은 부정(否定)이지요. 그래서 지금 부정하고 있는 겁니다.”
바자로프가 말했다.
“모든 걸 말인가?”
“예, 모든 걸요.”
“어떻게 그럴 수가? 예술과 시뿐만 아니라……. 아니, 말하기도 두렵네만…….”
“모든 것을요.”
바자로프는 차분하게 다시 말했다. 파벨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나오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