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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56751557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7-12-26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작가의 말
북적북적 한나루
쇠펭이 마을 아이들
하루아침에 신분이 바뀌다
나와 꼭 닮은 아이
신물을 내려 주소서
가락지를 찾아야 해
모래 위에 찍힌 발자국
신물을 노리는 자
짚신의 주인
하늘이 내린 선물, 칠지도
《백제의 신검 칠지도》 제대로 읽기
책속에서

“이놈들! 누구더러 자꾸 쇠사리라는 거야? 난 쇠사리가 아니란 말이다!”
근차가 정색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아이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야, 재미없거든. 장난칠 게 따로 있지. 제 이름을 가지고 아니라고 빡빡 우길 건 또 뭐야? 가자, 가! 저렇게 시답잖은 농담에는 모른 척하는 게 장땡이야.”
아이들이 우르르 물 밖으로 나갔다. 그 바람에 너른 바다에 혼자 남게 되자 근차는 더럭 무섬증이 일었다. 그래서 물가로 어기적어기적 따라 나가다가, 물이 무릎쯤 닿는 곳에서 우뚝 멈춰 섰다.
이대로 물밖에 나갔다가는 발바닥에 펄이 잔뜩 묻을 터였다. 근차는 아이들을 큰 소리로 불러 멈춰 세우고는, 평소에 배운 대로 굵고 엄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여봐라! 그냥 가지 말고 이리로 와서 나를 업거라. 거기, 가장 덩치가 큰 너! 네놈이 업으면 되겠구나.”
덩치 큰 아이가 입을 밉살스럽게 삐죽대며 대꾸했다.
“누가 누굴 업어? 이 녀석이 갈수록 헛소리가 심해지네? 우리가 대장 대접 좀 해 주니까 이젠 귀족 행세까지 해? 옜다, 이놈아! 한번 된통 당해 봐라.”
아이는 두 손 가득 펄을 퍼 올려서는 근차 얼굴에 마구 문질렀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냐?”
다른 아이들도 두 손 가득 펄을 퍼서는 근차에게 마구 던졌다. 그러더니 저희끼리 깔깔대며 쏜살같이 도망쳤다.
잠시 뒤, 연못이 있는 정원이 나왔다. 연못가에는 비단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근차는 눈에서 불이 확 이는 것 같았다!
‘내 행세를 하고 있는 놈이잖아!’
근차는 다짜고짜 달려가 녀석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네 이놈! 감히 내 옷을 훔쳐 입고 내 행세를 해? 네가 쇠사리지?”
목덜미를 붙잡힌 아이의 눈이 순식간에 왕방울만 해졌다. 그 순간, 놀란 건 근차도 마찬가지였다. 생김새뿐 아니라, 키도 몸집도 자기를 쏙 빼닮았다. 사람들이 착각할 만했다.
“너, 너, 너는…….”
쇠사리가 근차의 손을 뿌리치고 뒷걸음질을 쳤다.
바로 그때, 집 밖에서 다급하게 말발굽 소리가 울리더니, 대문이 부서져라 큰 소리를 내며 화르르 열렸다. 심부름꾼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병사의 안내를 받아 급히 안채로 달려 들어왔다. 하인들도 무슨 일이 났나 궁금한 모양인지 우르르 뒤쫓아 왔다.
근차는 쇠사리를 붙잡고 얼른 벽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좌평 어르신! 한성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안채 문이 열리며 방 안에서 생기라고는 쥐뿔만큼도 없는 목소리가 나직이 흘러나왔다.
‘아버지!’
근차는 저도 모르게 입속으로 웅얼거렸다.
“신물에 관해 정보가 새났는지 북쪽과 동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여기, 서찰이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