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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56752431
· 쪽수 : 92쪽
· 출판일 : 2019-07-12
책 소개
목차
정말정말 재미없어 / 무지갯빛 풍선껌 / 붉은 장미와 주황 괴물 / 노란 자동차와 풀빛 그네 / 파랗고 거대한 날개 / 생일 선물의 비밀 기능 /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정말정말 재미없어
학원에 재미있고 새로운 물건을 잘 가져오는 은서 주변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바글댄다. 어제는 새로 나온 스마트폰이더니 뭐? 오늘은 아이돌 굿즈? 나 아린은 그 자랑을 매일같이 속이 탄다. 엄마가 요즘 예전처럼 새 물건을 사 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갖고 싶다.’
책상 위에 엎드렸지만 벤 오빠와 같은 모자를 쓴 은서가 눈에 아른거렸다. 솔직히 전에는 그런 걸 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주위에 연예인 굿즈를 모으는 애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은서가 가지고 있는 걸 보자 욕심이 났다.
“아린아, 괜찮아? 어디 아파?”
은서가 눈치 없이 내 자리로 와서 등을 어루만졌다. 괜찮지 않았다. 비참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처럼 느껴졌다.
다 좋아서 못 고르겠어
전에는 우리 엄마도 외동딸인 내가 갖고 싶다는 물건은 무엇이든 사 주었다. 하지만 이번 생일 선물로는 딱 하나만 고르란다. 아무리 고민해 봐도 스마트폰과 아이돌 굿즈 둘 다 당장 갖고 싶은 걸 어쩌란 말인가?!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서 뭐가 갖고 싶은 건데?”
내가 아이돌 굿즈가 무엇인지 설명한 직후였다.
“음…… 벤 오빠 모자랑 가방?”
그러나 대답하자마자 시크릿A가 떠올랐다.
“아니다. 스마트폰.”
“한 가지만 정해. 어제는 최신 스마트폰이더니 오늘은 또 무슨 굿즈? 팬들은 다 가지고 다닌다는 모자 가방 세트?”
엄마가 엄한 얼굴을 했다. 솔직히 두 가지 다 가지고 싶었다. 스마트폰은 전부터 가지고 싶었지만 은서가 그 모자를 쓴 걸 보니 나도 같은 걸 사고 싶었다. 학원 가방으로 벤 오빠 에코백을 갖고 다닐 거라고 하니 더 배가 아팠다.
“둘 다 좋아서 못 고르겠어.”
“전부터 가지고 싶어 했으니까 스마트폰으로 해.”
“하지만 벤 오빠 모자는 한정판이란 말이야.”
“야!”
엄마가 갑자기 큰 소리로 화를 버럭 냈다. 나는 너무 놀라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엄마, 너무해…….”
“아, 미안. 내가 요즘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엄마가 내 눈물을 보고 급히 사과했지만 이미 내 마음은
조각조각 금이 간 뒤였다.
풍선껌의 단맛을 잡아라!
엄마와 다투고 집을 뛰쳐나온 뒤 무지갯빛 풍선껌을 산 아린. 껌을 씹자 다른 세계로 빨려들어 간다. 그것도 일곱 색깔 다른 환상 속으로! 껌의 단물이 빠지면 펑 사라지는 풍선껌의 세계, 분명 처음 보는 장면들인데 어딘가 익숙한 이유는 뭘까? 풍선껌의 정체는 무엇일까?
벤치 아래도 보고 양옆도 살폈지만 책은 어디에도 없었다. 꼭 놀이동산처럼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나는 영영 주황 괴물의 이름을 알 수 없다는 생각에 화가 다 났다. 발을 쿵쿵 구르며 아까 벗긴 껌 종이에 단물 빠진 껌을 뱉었다. 주황색이 싹 빠져 흰색으로 변해 있었다.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껌을 씹으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다 씹어서 색이 빠지면, 즉 단맛이 끝나면 재미있는 일도 끝나는 거 아닐까? 첫 번째 두 번째 모두 껌을 뱉지 않고 계속 씹고 있었는데도 그랬으니 말이다.
확인해 보는 건 쉬웠다. 한 개 더 씹어 보면 된다. 나는 노란색 껌을 뽑아 들고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주 평범해 보였다. 이 껌을 씹는다고 해서 마법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방금 분명히 이상한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났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쉬면서 중얼거렸다. 주문을 외듯이.
“만화책을 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