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 1부 下

작은 상 앞에 세 사람이 마주 앉아 이서경의 손 밑에 성진의 손이, 성진의 손 밑에 김무영의 손이 포개졌고 그 밑에 불사조가 그려진 단지가 놓여 있었다. 세 사람은 눈을 감았다. 성진이 낮은 소리로 불경을 독송하기 시작하고 작은 방 안은 세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로 채워져 갔다. 수호신들은 모두 방 밖으로 물러나고 온전히 세 사람의 기만 요동치며 흘렀다.
온몸에서 내뿜어진 기가 손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손으로 모아진 기가 단지 위로 모아졌다. 빛이 나는 기의 덩어리가 성진의 독송 속에 단지 위에서 빛을 더해갔다. 이서경이 뚜껑을 집어 무영에게 주며 닫으라는 신호를 했다. 무영이 손을 들어 빛나는 기의 덩어리를 자신의
오른손 아래에 있는 단지 속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잽싸게 뚜껑을 덮고 손으로 눌렀다. 세 사람의 얼굴에는 땀이 줄줄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