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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영미철학
· ISBN : 9791157831234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감사의 글
서문
1. 설명과 면책, 혹은 들을 수 있는 이야기
2. 폭력, 애도, 정치
3. 무기한 구금
4. 반유대주의라는 비난: 유대인, 이스라엘, 그리고 공적 비판의 위험부담
5. 위태로운 삶
옮긴이의 말
후주
찾아보기
책속에서
얼굴이 없는 채로 지내는 사람들, 또는 악의 수많은 상징으로서 제시되는 얼굴을 가진 사람들은 우리가 뿌리를 뽑아버린 그들의 삶, 애도가능성이 무기한 연기된 그 삶 앞에서 우리가 무감각해질 수 있게 해준다. 삶의 가치, 모든 삶의 가치에 대한 더욱 첨예한 이해가 확고해지려면, 어떤 얼굴이 공적 시야에 들어오도록 허용되어야 하고, 보여야 하며 들려야 한다. 그래서 애도가 정치의 목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애도하는 능력이 없다면 폭력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삶에 대한 그 이해를 잃게 된다는 말이다.
미국에 의해 발생한 전쟁 사상자에 대한 부고는 없으며, 또 있을 수도 없다. 부고가 있으려면 삶, 즉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는 삶, 소중히 여기고 보존할 가치가 있는 삶,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삶이 있었어야 한다. 그 많은 사람, 모든 사람에 대해 부고를 내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주장도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어떻게 부고가 애도가능성의 공적인 배분 수단으로 기능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거듭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고는 한 사람의 삶이 공적으로 애도가능한 삶 및 국가적 자기인식의 상징이 되거나 되지 못하게 하는 수단, 한 사람의 삶을 주목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수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고를 일종의 국가 구축 행위로 간주해야 한다.
내가 너로 인해 혼동을 겪는다면 너는 이미 나의 일부이고 나는 너 없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너”에게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아내지 않고서는, 너를 알려면 나의 언어가 부서지고 굴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언어로 바꿔 말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내가 “우리”를 소환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너는 이 방향감각의 혼란과 상실을 통해서 내가 얻게 되는 결과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존재하는 방식이다. 다시 또다시, 여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무엇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