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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955268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0-05-25
책 소개
목차
part1. 평강 공주 시
진주가 된 생채기의 사랑
봄이 살아 있다
벚꽃
민들레
지렁이의 항변
열매
꽃이 열매에게
풍파를 견디는 나무
겁먹은 새끼 고양이
무채색
새들의 비행
계절을 따라 피는 구름
데칼코마니
내 삶의 심장박동기, 겨울바다
나, 시인
악몽
그냥 살아만 있어 다오
구멍 뚫린 고무다라이
멍든 가슴
청춘
거짓에 대항항기
용서
감추인 것들
꼿꼿한 벼에게
청소부의 소박한 꿈
주인과 주인이 아닌 자
프랙탈
괜찮아, 괜찮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감내
생명에 대한 예찬
기억을 청소하다
빛나는 풍경
젓갈
part 2. 평강 공주가 바보 온달에게, 바보 온달이 평강 공주에게
당신에게
한 날에
내 머리 위 구름이 사라진 날
겁많은 친구가 생기던 날
사랑
고백
가을 하늘
부부
반쪽 심장
갇힌 자의 자유
감옥의 소중함
사랑에 매인 종
당신의 노래
대나무
모습과 정신
part 3. 바보 온달 시
하트
심지
촛불
산다는 건
노숙자의 말馬
직장인의 하품
비상등
친구에게
욕구
화장하는 날
자유자
소심
바람 바람 바람
나무젓가락
낙관 새겨지듯
사랑이 필요한 시간
5분 안에 버려질 운명
EBS 세계테마기행
평설 : 허형만 한상훈
책속에서
살다 보면 굳이 안 겪었으면 좋았을 것을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 질문하다가
좀 더 살다 보면 그 일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구나 답을 찾는다
모래알이 부드럽고 연약한 내 몸 안에 들어와
매일 꺼끌꺼끌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는데
모래알이 들어와 만든 생채기가
오랜 세월이 지나 반짝이는 보석이 되었다
연약하여 쓸모없는 생채기가 딱딱한 조개껍데기 안에서
진주가 되어 깊은 바닷속 사랑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 ‘진주가 된 생채기의 사랑’
살아 보자
몸을 불살라보자
살기 위해 몸부림 쳐보자
어둠에 한 줄기 빛 들어올
볕들 날을 기다리며
어둠이 한순간에 사라질
복된 날을 기다리며
고통이 기쁨 됨을 기다리며
하얗게 나를 태운다
- ‘촛불’
죽은 줄로 알았다
다시 살아날 가망이
전혀 없다고 여겼다
말라비틀어진 가지에
이파리까지 다 떨구어버려서
죽어가는 줄로만 알았다
아기 손가락 같은
초록 잎들이
파릇파릇 솟아오를 때야
비로소 알았다
죽은 게 아니었구나
봄을 준비하고 있었구나
새로운 시작을
아무도 모르게
뿌리 깊은 곳에서부터
준비하고 있었구나
예고도 없이 갑자기
초록빛을 머금은 새싹이
꼼지락꼼지락 꿈틀거릴 때야
비로소 알았다
살아 있었구나
겨우내 숨어서
생명의 기운을 온몸으로
빨아들이고 있었구나
- ‘봄이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