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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7957606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5-02-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백석이 온다
1. 통영
2. 진주성
3. 사슴
4. 이사벨
5. 모닥불
6. 연이
7. 이상
8. 배신
9. 출가
10. 나타샤
11. 하얀나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삼수갑산에도 해가 뜨고 물이 흐르고 새가 노래하고 사람이 살림을 펴더라
해골의 썩은 물도 달콤한 감로수 되듯
춘래불사춘 오랑캐 땅에도 민들레 피듯
살림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더라
착한 바람을 품은 천희가
백두산 정기와 압록강 물을 듬뿍 받은 천희가
천사 되어 삼수갑산을 즐거움의 땅으로 만들더라
아픈 사십 년을 거듭남의 바탕으로 바꿔놓더라
- 백석, 〈삼수의 천사〉 전문, 미발표 유고
- ‘프롤로그’ 중에서
삼수 사람과 통영 사람이 얼굴을 맞댈 기회는 거의 없었다. 물리적 거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36년 동안 일제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광복된 뒤 이념이란 괴물에 시달린 탓이다. 남과 북이 허리가 잘린 채 분단되어 삼수와 통영이 더욱 멀어졌다. 사람이 오고 갈 수 있는 길이 끊겼다. 삼수에서 통영으로 가는 길은 없었다. 딱 하나의 길만 있었다. 죽음이었다. 죽어서 자유로워진 영혼은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죽은 이에게 사람이 만든 철조망은 더는 장벽이 아니었다.
나는 죽음을 기다렸다. 살아서는 갈 수 없는 곳, 갈 수 없어 만날 수 없는 사람. 만날 수 없어 가슴에서만 존재했던 사람. 가슴에서만 살아 있는 바로 그 사람, 연이를 만나기 위해서 나는 죽어야 했다.
- ‘1. 통영’ 중에서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면서 ‘사슴’이라고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그분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 결과다. 그런데 뭔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두 벗의 생각을 들어보고 확정하자는 생각으로, 의견을 구하는 것이다. 나는 조금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사슴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네.”
“사슴, 사슴이라~, 좋기는 한데 뭔가 약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모든 일에 적극적인 신우가 반사적으로, 좀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나를 잘 이해해주는 진은, 신우를 말리며 운을 뗐다.
“석이가 사슴이라고 생각한 까닭이 있을 테니, 먼저 석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좋지 않겠나?”
“그렇기는 하네. 당사자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니까.”
“사슴은 우리 겨레를 잘 나타내는 동물이네. 물론 배달겨레의 상징은 범이지! 하지만, 일제가 범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하고 호랑이란 말을 쓰게 하고 있지 않나? 게다가 범을 모조리 잡아 멸종시켰다는 사실은 자네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네.”
- ‘사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