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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8492045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3-02-27
책 소개
목차
01 내 살던 고향은…
02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03 청운의 꿈은 어디 가고
04 교도소는 나의 집
05 청춘은 낙화처럼 날리고
06 칼날 위로 걷는 세상
07 슬픔과 기쁨은 한집에 산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정이 되자 집에 있던 분들이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혼자 남은 술을 홀짝홀짝 마시다가 갑자기 서러움이 북받쳐 집 안에 있는 전등불을 다 켜놓고 집 앞에 있는 동네 당산나무 밑에 가서 큰 소리로 울었다. 엄니, 엄니, 아이고 울 엄니, 꺼이꺼이…. 그러자 가까이 사는 동네 아줌마들이 난데없는 울음소리에 잠이 깨서 나와 나무랐다.
"야 이놈 장호야! 그러게 살아계실 때 엄마를 잘 모셔야지? 서울에다 무슨 꿀단지를 발라놨다고 까딱하면 서울로 끼대올라가고 하더니 처량하게 당산나무에서 처울기는 왜 처울어 이놈아. 그만 처울고 집에 들어가서 자빠져 자, 이놈아.“
공장뿐 아니라 감방 안 생활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식빵이라도 들여오면, 배에 기름기가 없어 식빵에 버터를 듬뿍 발라 그 큰 식빵 한 줄을 옆구리에 차고 왔다 갔다 하면서 다 먹어치웠다. 그 식빵도 일주일에 한 번 먹기가 힘들었다. 나는 실질적인 감방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같은 방 사람들 배 안 곯게 할까 궁리했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방에서 카드 노름을 시켜놓고 개평을 얻은 돈으로 취사장에서 누룽지로 바꿔먹으면 되겠구나. 하하하.
청운의 꿈을 안고 천 리 고향을 떠나 머나먼 서울까지 왔다가 졸지에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TV 뉴스까지 나오게 된 내 처지가 기가 막혔다. 그것도 내 나이 고작 스무 살이다. 그 형사 놈들 실적 땜빵 놀음 때문에 흉악한 깡패 두목이라고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말았으니, 이번에는 구치소에만 있다가 곱게 나오기는 글렀지 싶었다. 분명히 실형을 받고 상당 기간 교도소에서 썩어야 할 터였다. 판사가 봐주고 싶어도 언론의 주목을 받는 피고인이라 봐줄 수 없게 판이니 재판의 선처를 기대할 수도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