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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8564681
· 쪽수 : 980쪽
· 출판일 : 2015-12-29
책 소개
목차
서장
一 그, 한월
二 그 황제, 운무
三 인비(人秘)
四 협력(協力)
五 십 년 전
六 혁동형
七 사냥 대회
2권
八. 기억
九. 자각
十. 정사(政事), 사사(私事)
十一. 불꽃[煥]
十二. 거사(擧事)
종장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성거리며 순찰을 돌자, 오늘 당번인 다른 관(館) 소속 무관들이 인사를 건네 왔다. 친근한 척 다가오는 인사에 한월은 고개만 까닥여 인사한 후 발걸음을 계속했다.
이런 시간에 저들에게 잡혀 이야기라도 나눴다간 꼼짝없이 반 시진은 잡혀 있어야 한다. 아낙들도 아니고, 뭐 그리 수다들을 좋아하는 것인지.
“이곳만 돌면 끝인가.”
한월은 작게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작은 기척을 느꼈다. 둘이었다. 한 사람은 자신의 기척을 전혀 감출 줄 모르고, 한 사람은 기척을 감춰 그 흔적이 미미했다.
“……!”
둘 중 하나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한월은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 들었다.
스릉, 하는 소리와 함께 달빛을 머금은 날카로운 칼날이 드러났다.
한월은 모퉁이에서 최대한 기척을 숨기고 담을 넘어 드는 두 사람을 주시했다.
“다시는 이런 일에 동참하지 않을 것입니다.”
낮고 무뚝뚝한 목소리.
냉랭한 와중에 묘하게 상대에 대한 예의와 정이 느껴졌다. 그 목소리에 한월은 슬쩍 미간을 찌푸렸다. 얼마 있지 않아 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말만 오늘까지 몇 번인지 일일이 세어 주지 않아도 알고 있지? 하루 종일 황궁 안에 있으면 얼마나 지루한지 알긴 하나?”
“저 역시 하루 종일 궁 안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연회가 있지 않았습니까.”
남자의 말에 상대는 작게 투덜거렸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 보면 하루 종일 궁 안에서 있어야 하는 이들. 즉 작위를 갖고 있는 자들이다. 환관일 수도 있고, 높은 무관이나 문관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법은 법이다.
한월은 조심스레 다가가 저보다 몸집이 더 큰 자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멈춰라.”
약한 놈을 먼저 처리하느니, 강한 자를 먼저 제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갑작스런 살기에 놀란 남자는 급히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한월의 검은 그 간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누구냐.”
“검을 거둬라.”
한월의 행동에 남자는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
“……?”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 하지만 밤이기 때문일까, 그림자가 드리워 그 얼굴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나랏법을 어겼다면 아무리 높은 직책에 있다 하더라도 벌을 받아야 하는 법. 해시 이후 궁의 출입은 통제된다.”
“아직도 그리 딱딱하게 사는 사람이 있었나?”
남자의 뒤에 있던 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수려한 외모에 장난기가 가득 담긴 얼굴, 길게 늘어진 머리는 한데 모아 질끈 묶었으며 옷은 귀공자처럼 고급스러웠다.
보아하니 이리 경거망동할 만큼 가벼운 직위도 아닐 듯해 보였다. 한월은 이를 으득 갈았다. 법과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한데 이 두 사람은 그 법을 둘씩이나 어겼다.
“각자 소속 기관과 작위를 말하라.”
한월의 말에 그에게 목을 내주고 있는 남자는 머리를 짚었다.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무언가 수상했다. 한월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를 응시했다. 그런데 정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 아닌가.
“소속 기관, 용황궁(龍皇宮). 무신관, 이름 환(煥).”
남자, 환이라는 자의 말에 한월의 눈이 커졌다. 그는 설마 하는 눈으로 환의 뒤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설마…….’
수려한 외모, 범법을 저지르고 있으면서도 여유자적한 눈빛의 귀공자.
“황제 폐하……?”
“날 아나?”
환의 뒤에 있던 황제는 씩 웃어 보이며 말했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