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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8609832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10-31
목차
3 작가의 말
7 플리(FLEA)
29 엘리자베스의 유복자들
61 아스모데우스
89 반려자
109 모나와 앙또
141 동백섬
169 마추픽추 그 남자의 이중생활
197 왕고모할머니와 우주
219 골목길을 돌아간 사람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렵게 대학에 들어갔다. 내게 유일한 친구는 Y뿐이다. 집이 싫어 가출한 나와,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온 그녀.
우리가 엮인 곳이 D대학 근처 잘 풀리는 집이라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이다. 공통분모가 조금은 있었다. 부모님이 보내주는 용돈보다 천문학적으로 드는 생활비가 우리를 생활형 동거를 하게 만든 주원인이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원룸 침대와 바닥에서 번갈아 잠을 자기로 하는 등 잡다한 규칙을 만들었지만 그날 밤부터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녀가 점점 나의 모든 것이 되어버렸다. (플리FLEA)
사천왕이 꼬나든 칼처럼 라켓을 움켜쥔 그가 왼손에 힘을 모았다. 거대한 플리(flea) 영서가 턱을 부풀린 코브라처럼 독이 ‘뚝뚝’ 떨어지는 앞 이빨을 돌출시켜 달려들 기세다. 헬스클럽에서 다져진 몸매만으로도 나는 위압감을 느꼈다. 위풍당당하게 세렝게티 초원을 주름잡는 수컷 물소 같은 그를 대적해야 하는 나는 한껏 들어 마신 공기로 배만 부풀린 두꺼비 같은 몰골로 소미의 마음을 아프게 할런지도 모르겠다. (플리FLEA)
당산철교 위로 육중한 전철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나갔다. 그 위세가 공항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하는 A380-800처럼 국회의사당 내 외부를 뒤흔들었으나, 적응력 뛰어난 의원들은 꼬리털 하나 떨림이 없었다.
날렵한 몸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벨벳 검은색 싱글이, 내면에서 표출되는 깔끔한 성격과 조화를 이룬 도베르만 야곱 청문회 위원장이 단상으로 올라섰다. (엘리자베스의 유복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