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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58792541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6-04-30
책 소개
“질투, 음모, 독약, 배신, 복수……”
결국 ‘아름다움이 모든 것을 죽인다’
미시마 유키오 미스터리 단편선 출간!
★★★★★
인간의 어둠을 가장 집요하게 파고든 이야기들
“질투, 음모, 살의 — 그 모든 감정의 집합체”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미스터리 단편을 엄선한 ≪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가 출간됐다.
이번 선집은 질투, 음모, 살의, 배신 등 인간 내면에 잠재된 어둠을 집요하게 파고든 12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각 작품은 짧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균 5~10분이면 읽을 수 있는 속도감 있는 전개가 특징이다. 그러나 간결한 분량과 달리 작품이 남기는 심리적 여운과 미학적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선집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욕망과 비밀이 응축되어 있다.
불꽃축제에서 권력자에게 얼굴을 보이기만 하면 거액을 벌 수 있다는 의문의 제안을 받는 대학생의 이야기 ‘불꽃놀이’,
정체불명의 전보 한 통으로 인해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는 ‘복수’, 영원한 젊음을 위해 위험한 선택을 감행하는 부부의 이야기 ‘아침의 순애’ 등 각 작품은 일상의 틈에서 시작해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독자를 끌고 간다.
특히 이 책은 ‘완결된 해답’보다 ‘불안과 여운’을 남기는 미스터리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교묘하게 흐리는 것이 특징이다.
아름다움을 읽고 서늘함이 남는다.
짧지만 깊게 스며드는 이야기......
일본 독자들은 이번 선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짧은 시간 안에 미시마 유키오 특유의 문체와 세계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기묘한 여운이 인상적이다”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순간들이 반복된다”
화려하면서도 차가운 문체, 인공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 등 작가의 특징이 응축되어 있어, 미시마 유키오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입문서로, 기존 독자에게는 새로운 해석의 계기를 제공하는 작품집이라는 평가다.
인간 내면의 금기를 건드리는 이야기 근친상간, 부부의 비밀, 질투와 원한 등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들을 정면으로 다루는 이 책은 독자에게 불편함과 동시에 강렬한 몰입을 제공한다.
짧은 호흡으로 읽히지만, 읽고 난 뒤 오래도록 남는 질문, “인간은 어디까지 어두워질 수 있는가”를 던지는 작품집이다.
아름다움과 파괴가 동시에 작동하는 미스터리!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 세계에서 아름다움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을 매혹시키고, 동시에 파괴로 이끄는 위험한 힘이다.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질투와 음모, 배신과 복수 같은 전통적인 미스터리의 요소 위에, 미시마 특유의 탐미적 시선을 더해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인물들은 아름다움을 소유하려 하거나, 파괴하려 하거나, 혹은 그 앞에서 무너진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 반드시 어떤 형태의 비극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이번 선집은 ‘사건의 해결’보다 ‘파멸의 과정’에 주목한다. 누가 범인인가보다, 왜 인간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가에 질문을 던진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 내면의 균열과 욕망은,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낯설지 않은 감정으로 다가온다.
또한 미시마 유키오 특유의 문장은 시각적 이미지와 감각적 묘사를 통해 장면을 선명하게 떠오르게 한다. 이는 활자뿐 아니라 오디오 콘텐츠로서도 강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요소로, 본 작품이 지닌 또 하나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름다움이 사람을 죽일 때≫는 단순한 미스터리 선집을 넘어, 아름다움과 파멸 사이의 긴장 속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아름다움을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가. 당신은 어디까지 아름다울 수 있는가.
목차
서커스
독약의 사회적 효용에 관하여
열매
미(美)의 여신
불꽃놀이
박람회
복수
물소리
월담장 기담
공작
아침의 순애
중세의 어느 상습 살인자가 남긴 철학적 일기의 발췌
편자 해제(이노우에 아키히사)
리뷰
책속에서
둘이 도망쳤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단장의 마음에는 슬픔의 화살이 깊숙이 박혔다. 마음속으로 남몰래 그가 바랐던 광경, ―언젠가 그 줄타기하던 줄이 끊어져 소녀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소녀를 받으려다 놓친 소년도 말에서 떨어져 크레이터호의 발굽에 짓밟히는 모습―, 단장이 지극한 사랑으로 그려보았던 환영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단장은 의자에 기대어 불행과 운명 그리고 사랑에 관하여 생각했다. 그의 입술이 분노로 떨렸다.
그는 시가를 버렸다. 채찍도 버렸다.
그가 천막을 나오자 황량한 빈터와 흩어진 먼지 더미, 어두운 천막의 무리 사이로 달이 떠올라 마치 서아시아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자의 포효가 밤하늘에 활활 타오르는 횃불처럼 우렁차게 울렸고, 동쪽으로는 항구의 바다가 달을 머금고 농밀해진 빛을, 별이 총총한 하늘로 되쏘아 올리고 있었다. 거대한 서커스 천막은 울려 퍼지는 밤의 소리로 가득 차 한쪽으로 기울어진 듯 보였다.
이윽고 문을 지나 세 명의 그림자가 단장 쪽으로 걸어왔다. 가운데 키 큰 남자는 P였다. 그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양팔에 소년과 소녀의 손을 단단히 끼고 걸어왔다.
“도망간 놈들을 잡아 왔습니다.”
“수고했네. 수고했어.”
“이놈들 항구 옆 싸구려 여인숙에서 숙박비 독촉에 앓는 소리를 하고 있더라고요. 어디로든 튀려고 해도 차비 한 푼 없는 걸 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그래, 수고했어. 수고했네.”
단장은 형언할 수 없는 증오의 눈빛으로 이 어린 배신자들, 비겁한 자들, 양지바른 곳의 개나 누릴 법한 게으른 행복을 동경한 도망자들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그는 비굴한 표정으로 눈만 치뜨고 있는 얼굴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대신 그는 발견했다. 틀림없는 유배된 왕자의 얼굴을.
―동물원에서만 사회의식을 느낀다니. 아, 무시무시한 병적 관념이 내 안에 둥지를 틀었구나. 나의 쇠락의 원인은 그것임이 틀림없다. 명백히 그렇다. 아, 이런 병적 관념이 안 그래도 나에게 냉담한 동료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지! 나는 대체 무슨 놈의 전과를 갖게 된 거란 말인가.
내가 지금까지 영위해온 모든 삶의 몽상과 열망에 대한 이런 관념은 대체 무슨 놈의 오욕, 무슨 놈의 모독, 무슨 놈의 모순인가.
죽이라고?
―그는 전율하며 고개를 들었다. 급사(給仕)가 차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내 속마음은 지금 죽이라고 했다. 무슨 속셈으로 그렇게 말한 걸까? 동물원에 가서 가장 친근하게 느낀 동물을 죽이라는 말인가?
그러나 ‘살해’란 너무도 비(非)생활적인 행위 아닌가. ……그렇지만은 않다. 살해와 장미 재배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살해라는 행위는, 죽임을 당하는 대상의 삶에 가하는 거의 자살적인 개입이다. 하물며 그 대상이 나의 건강하지 못한 관념에 상응하는 것이라면, 나는 부분적 자살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즉, 나의 내부에 둥지를 튼 건강하지 못한 관념만의 자살이.
두 사람이 불러내려 한 건 단순한 장면이었다. 어느 5월의 아침, 싱그러운 소녀의 눈이 사랑하는 청년의 모습에 이끌렸고, 들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으며, 지평선에는 전쟁과 삶의 불안이 크게 가로놓여 있었고, 이별이 예정되어 있었으며, 입맞춤이 첫 새벽빛처럼 두 사람의 젊은 입술을 스치는, ……그러한 잊지 못할 사랑의 가장 행복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결혼한 지 20년, 남편은 늘 그곳에 있었으며 아내도 늘 그곳에 있었다. 누가 그것을 비난할 수 있을까. 그곳에 있다는 말은 바꿀 수 없다는 뜻이며, 그곳에 있다는 사실이 확고해지는 때부터 부패는 진행된다. 두 사람은 여느 부부와 달리 전력을 다해 이 부패와 분해작용에 저항하려 했다.
……시도 상상력도 연기도, 바닥났다는 사실을 깨우쳤을 때, 두 사람은 가장 부자연스러운 방법을 생각해냈고 그것을 서서히 실행에 옮겼다. 그것은 아마도 권태 끝에 누구라도 떠올릴 법한 방법이었으나, 두 사람은 그것을 몹시도 아름답고 완벽한 방식으로 실행하려 했다. 목적은 오로지 5월의 어느 아침, 소녀의 입술에 무르익은 그 입맞춤이다. 즉, 두 사람은 타인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