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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2548
· 쪽수 : 130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감 13
임명장 14
자운영 16
젓가락질 17
방때 빤스 18
복날은 간다 20
비밀의 화원 22
복숭아꽃 24
등꽃 26
서울에 올라가려면 등산화를 27
티셔츠 입은 여자 28
고쳐 쓰는 이솝우화 29
부부2 30
그 집 자식들 다 삐뚤어질 줄 알았다 32
몸종 34
손님 대접 35
말씀의 집 36
고물상에서 분리되다 38
옥수수 무덤 40
제2부
유구한 젖통 43
지드만 생일 44
달집 46
뻥치기 48
불심 50
큰 손 51
괴수촌의 비밀 52
배추 54
움파 56
그까짓 양평해장국 쇠고기 건더기가 뭐라고 58
6차선 도로에서 어머니 목소리를 듣다 60
복 62
꽃베개 64
고객감동서비스 65
노총각 병근이 엄니 말씀 66
밥을 먹다가 문득 68
분오리돈대 70
악아 72
노을 성분 74
엄마 꿈 75
출구 76
제3부
봄이 왔다 79
저녁 풍경 80
재개발단지 82
청구서 84
똥 86
바늘 팬티 87
허리 휘는 봄 90
웃음이 옮겨 붙다 91
지퍼 자국 92
4H클럽에 대한 추억 94
별이 빛나는 밤 96
폭설 98
눈 뜨다 99
보름달의 자폐 100
폐지 예찬 102
呂 104
손님은 왕이시다 106
돈 메이크 베이비 108
날 깨우지 마 110
달밤 112
해설 참을 수 없는 중얼거림
/ 정병근(시인) 113
저자소개
책속에서
비밀의 화원
건너실 산 밑에 아줌니는 생전 마실도 안 다녀 자기가
안 다니니까 남들도 그 집에 안 가 어쩌다 비탈밭에 수건
쓰고 앉아 밭 매는 거나 볼까 뭘 먹고 사는지 장에도 안
다녀 남정네가 있나 품앗이를 하나 가을이면 온 동네 지
붕 새 이불 덮은 것 같은디 그 집 하나만 시커멓고 움푹
꺼져도 이엉 엮어줄 사람이 있나
겨우내 눈 쌓이고 녹아내려 더 납작해진 그 집
봄 되면 아주 사라졌다
크나큰 팔이 포옥 감싸듯이
늙은 벚나무와 살구나무가 꽃을 피워
아주머니도 초가지붕도 다 감춰버렸다
먼빛에서 볼수록 궁금증이 뒤꿈치 들썩거리는 봄
나물 뜯으러 갔다가
뒤꼍 울타리 사이로 보았다
두 딸이 꽃그늘과 햇빛을 반반씩 걸친 멍석에 앉아
머리를 빗겨 땋아주는 것을
늙은 벚나무와 살구나무 사이에 줄을 맨 바구니에서
아기가 주먹을 빨며 가만가만 흔들리는 것을
해마다 봄이 되면 꼭 그 집만
아들만 아홉 둔 집도 아니고
바깥마당에서 풍물패 놀이하던 부잣집도 아니고
산 밑에 아줌니 집만
크나큰 꽃 품에 안기는 비밀
이 세상 하루만 허락된 소풍처럼
친정집 뒤꼍으로 소풍 올 각별한 딸들이 있기 때문
꽃그늘 아래 주먹을 빨던 아기
지금쯤 나이 사십은 되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