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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603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자두 13
틈새 14
그때 번개가 지나갔다 16
잘려진 꿈 18
봄의 틈 20
바위 21
북어 22
안과 밖 24
산을 내려올 때 26
어떤 공연 27
부리의 힘 28
땅속의 길 30
달빛을 덮고 잠들다 32
11월 33
낡은 속도 34
잡초의 방 36
묵상 38
천년의 옷을 벗다 39
안부 40
함박눈 42
제2부
모르새 45
아직 나는 이별이 준비되지 않았다 46
거꾸로 가는 시계 48
어머니의 빈방 50
동백꽃, 다시 피다 52
이별의 뒤편 54
수건 56
언덕길 종소리 58
TV의 변신 60
날지 않는 새 62
살풀이춤 64
차례를 지내며 66
계곡의 봄 68
돌아보다 70
맹인 안마사 72
성냥 74
낙과 76
제3부
12월 79
네모난 기록장 80
별에게 묻다 82
순천만 늪지에서 84
굴레 86
홍옥 88
안장하다 89
공덕역 90
겨울 꽃 92
파랑새는 떠났다 94
기찻길 옆 아이들 96
태풍 98
소심(素心) 99
해와 나무의 관계 100
저 자루에 오래된 바다가 담겨 있다 102
끝내 바람이 되었다 104
겨울 호수 106
해설 | 눈석임으로 남아 있는 아름다운 슬픔 107
마경덕(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여인의 볼이 이리 붉으랴
터질 듯 달게 익어도
무르도록 손에
쥐고만 있다
눈빛만 간절히 나누다가
말 한마디 섞지 못한
그녀와의 그날처럼
손에 잡힌
자두의 심장이 떨고 있다
―「자두」 전문
새가 짹짹대며 노래하고 있다
예전엔 곡조가 깊었는데
구슬픔을 잃었다
깊이가 뭐야?
배고픔이 뭐지?
왜 울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말문 잃어버린 어미 새
울타리 밖 저편의 산만 바라보고 있다
─저 산만 넘으면 되는데……
혼자서만 중얼거리며
―「모르새」 전문
그 푸르던 얼굴이 꽁꽁 얼었다
돌멩이 하나 던지면
호수의 입술에 부딪혀 쩡,
혹한의 파장만 가슴에 돌아온다
호수에 뜨던 그 많은 별도
출렁이던 나무들도 곁을 떠났지만
물속의 것들
추울수록 꼭 껴안고 단단해진다
남풍이 불어올 날 기다리며
저편과 이편을 이어주는 몸짓들
얼어붙은 호수를 열 수 있는 것은
돌멩이가 아닌
따스한 봄의 입김이다
―「겨울 호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