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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6492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4-06-12
책 소개
목차
제1부
미안하다, 몸 13/봄밤 14/저녁의 나무 도마 15/별리 16/봄날은 가고 17/애련 동백 18/내 사랑 우도牛島 20/숲 21/사과의 거처 22/오늘은 상품이다 23/천 개의 입 24/구절리 옛집 25/가을 소묘 26/그 가을, 부석사 27/12월 28
제2부
오리의 시간 31/낙과 32/자작나무 숲에서 33/시인의 밥 34/오래된 집 36/통영 37/내상 38/언덕 39/국경 없는 잠 40/이명耳鳴 41/세렝게티 42/먼 사랑 43/냉이꽃 한나절 44/말리다 45/섬 46
제3부
후일담 49/위험한 동거 50/찔레꽃 51/겨울을 건너는 일 52/9월 53/그 저수지 54/진도 바다 55/유월에 병을 앓다 56/저, 하현 57/나를 빚다 58/무릎 안부 59/흐린 날의 풍경 60/이상향을 찾아서 61/개망초처럼 62
제4부
흉터의 힘 65/소금이 올 때 66/살구의 거처 67/동백 유서 68/향기에 찔리다 70/오늘 아침 71/연꽃 질 때 72/봄날도 고운 봄날 73/보름달 74/산그림자 75/사진 한 장 76/개똥지빠귀 78/인도기러기 79/그늘에서 울다 80
제5부
내 것이 아닌 것들 83/그리운 것은 등 뒤에 있다 84/목숨 깊은 손 85/나를 스케치하다 86/지도에 없는 너 88/그해 겨울 89/소래 포구 90/능소화 피는 이유 91/그, 달팽이 집 92/장미석 94/나쁜 봄 95/풀들의 무덤을 지나며 96/데칼코마니 97/멀고도 오랜 다정 98
해설 임지훈(문학평론가) 99
저자소개
책속에서
깊이 없는 날들을 눌러주고 싶었나
대책 없이 허물어진 뼈를 받쳐 주려 했나
연붉은
내 늑골 속에
돌들이 살고 있다
무거움 가벼움에 떠밀리며 사느라
거둘 것 내보낼 것 균형을 잃고 만 죄
함부로 써버린 몸아
그러니 문득
미안하다
― 「미안하다, 몸」 전문
핏물이 배어 있는 도마를 닦는 저녁
나무가 벼려 만든 밥들을 생각한다
당신은
이것을 빌려
가장이 되었다
검게 찌든 쇠솥에서 염소탕이 끓는 날은
눈부신 햇살 아래 비탈길 바장이던
덜 여문 염소 울음이 새까맣게 고였다
그 울음 받아내며 파이고 갈라져서
딴딴한 결기마저 수굿해진 도마를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밥줄이라 불렀다
― 「저녁의 나무 도마」 전문
아직은 조금 오래
그리워해도 좋을
그때 그 동백꽃들 서둘러 지고 있다
슬픔을 꺼내놓기에
더없이 좋은 날
덧없는 애련일랑 파랑波浪에나 얹어주고
날리는 꽃잎꽃잎 온몸으로 받는 바다
그 바다
흰 이랑에도
붉은 물이 드는 시간
무엇을 긋고 갔나
곡진한 너의 안부
잎들은 잎들끼리 서로를 적시는데
봄보다
먼저 온 이별에
숨이 붉다
저 바다
― 「애련 동백」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