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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6607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4-09-12
책 소개
목차
제1부
신혼•13/원고지의 윤리•14/오늘의 온도•16/익선동•18/이불•20/배웅•23/당신이 오지 않는 식탁•24/오래된 방문•26/조립•30/초대•32/캐슬 이안•34/질 나쁜 일기•36/어떤 비•38/빈 의자•40/엔터의 시간•42
제2부
매미•45/그가 아직 내 곁에 있다•46/개•48/조난•50/나의 이마에는 오늘이 깊었으나•51/소독•54/오늘의 안녕•56/비늘•58/달의 시간•60/안온의 모든 바깥•62/나무는 나무의 자리에서•64/많아지면서 우리는•66/우리 무릎에는 이제 운율이 흐르고•68/한때•70/무난한 오후•72
제3부
보이지 않는 사람•75/물의 말•76/일요일에 쓰는 내간체•78/빅브라더•80/폭식•82/공일(空日)•84/혐의•85/개인의 바닥•88/곡(哭)•90/노크•92/피리•94/당신의 기척으로부터 시작되는•96/잎사귀에 물이 드는 때이오만•98/순례의 序•100
제4부
선(線)•103/마술 모자와 옷걸이, 거울이 놓여 있는 밀실•104/근하신년•106/너의 잘못이 아니야•108/백일•110/어느새 아플 것도 슬플 것도 없이•112/기체와 칼•113/즐거운 꼬리•116/파스텔•118/청량(淸涼)•120/조금•122/거기, 네가 먼저 있다•124/서울의 감정•126/오늘의 죽음 내일의 열연(熱演)•128/독촉•130
해설 이정현(문학평론가)•131
저자소개
책속에서
철야 작업 끝나고 맞은 아침 밥상
숟가락 든 손등에 옹이가 깊어져 있었다
무릎 위 내 손에 지운
당신의 손깍지를 차마 허물 수 없어
밥상을 물리고 서둘러 나는
당신과 함께 저녁이 되었다
― 「신혼」 전문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끝끝내 나 하나뿐이라면
그건 정말 슬픈 일일 것 같아
너는 평범한 말로 의문문을 만들었다
대답 대신 너에게 여우비를 내려주었다
함석지붕 아래 우리는 가지런히
하얀 건반으로 진행되었다
어떤 소설가는 빗소리가
사월에는 미, 미미미
칠월에는 솔, 솔솔솔로 들린댔어
야, 남사스럽게 무슨
너는 그런 나의 헛웃음을 사랑했고
그래서 너의 뒷모습에
고백 같은 것을 조금 숨겨두고는 했다
살아 있다는 착각이 계속되는 나날이었다
― 「익선동」 전문
당신은 닫힌다
당신에게 들어간 당신은 보이지 않는다 손잡이의 질감에 대해 말할 수 있지만 당신의 살갗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온도였던 한때, 우리에게 우리였던 방바닥에 앉아 하나뿐인 인칭을 혼자에 욱여넣고 있을 사람을 떠올린다 곡선을 펼쳐 고여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들어간 당신은 끝내 나오지 않고 차갑고 시린 나는 언제부터라는 말로 시작돼 계속되어 간다 장면은 풍경으로 머츰해지고 눈금
위에 실려 가는 사이렌 소리에서
벌어지는 저녁 두 벌의
수저를 놓고 한 벌의 쇠붙이를 감행한다
당신이 오지 않는 식탁
의자를 밀어 넣는 기척으로부터 저조해지는
두 발등을
― 「당신이 오지 않는 식탁」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