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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9332777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4
1부_ 푸른 눈의 사위
1. 보고 싶다·12
2. 손자들의 여름방학·16
3. 고장 난 TV·19
4. 루미와 생선가시·22
5. 대단해요 우리 루나·24
6. 푸른 눈의 사위·30
7. 아이에게서 배운다·33
8. 김장을 끝냈지만·37
9. 크리스마스 카드·43
10. 핀란드 사부인·45
11. 취학통지서·49
12. 가온이에게·53
2부_ 그림을 그리며
1. 혼자서도 잘 해요·58
2. 나를 지켜 주는 여인·63
3. 나 어떻게 해·67
4. 아침 8시·71
5. 혼자 걷는 것·74
6. 그림을 그리며·78
7. 하루, 짧은 것 같은 긴 시간·81
8. 그 시절을 추억하며·84
9. 오늘 나는·89
10.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93
11. 두둥실 꽃구름을 타고·95
12. 다시 살아난 금낭화·99
3부_ 우리 집은 지금 축제 중
1. 기적같은 하루·104
2. 연병장에 도열한 딸기와 상추·108
3. 봄 앓이·111
4. 바람과 새들이 준 선물·114
5.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은·116
6. 본전은 했네·121
7. 대추나무가 있을 곳·124
8. 비닐의 역습逆襲·127
9. 전쟁 같은 하루·131
10. 침입자들·136
11. 여유있는 아침·140
12. 우리 집은 지금 축제 중·144
4부_ welcome to Korea
1. 비를 맞고 있는 여인들·148
2. 딸내미 시중을 들며·152
3. welcome to Korea·156
4. 수능시험 보던 날·160
5. 낭만 보이스·164
6. 엄마 생각해 봤어·167
7. 우리 집 돌돌이·171
8. 고마워 기다려줘서·175
9. 달콤함 뒤에는·179
10. 서울 나들이·183
11. 내 큰 동생·189
5부_ 삼시세끼 내 남편
1. 고춧가루를 장만하고·194
2. 처음으로 산 전기 압력솥·198
3. 묵은 지처럼·201
4. 삼 새끼 내 남편·204
5. 내 친구 인화·208
6. 고귀한 선물·212
7. 2013년 11월·216
8. 수목원 가는 길·220
9. 백련이 피던 날·224
10. 복숭아를 먹으며·228
11. 횡재한 날·231
6부_ 음력 정월 열 이튿날
1. 꽃신을 신고 길 떠나신 시어머니·238
2. 24일 만에 시어머니 곁으로·242
3. 이제야 철이 드는 것 일까·245
4. 친정어머니 생각·249
5. 친정아버지·252
6. 음력 정월 열 이튿날·256
7. 어떤 죽음·260
8. 잃어버린 나의 봄·263
9. 이제 겨우 중년인데·267
10. 쓰러진 사과나무·271
11. 반갑지 않은 선물·275
12. 아니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279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른 새벽부터 서둘렀다. 행여 공항에 가는 길이 막힐세라, 세 녀석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 식탁에 앉아 간단한 요기를 했다. 전날부터 가지고 갈 짐들을 차에 실어놓은 터라 간단히 가방만 챙겨서 출발했다. 가는 내내 차속에서 3남매는 엄마와 신나게 노래하며 마치 즐거운 가족여행을 떠나는 분위기였다. 일찍 서둔 덕에 여유 있게 도착하여 수화물을 부치고 아이들 간식을 챙겨주고 나니 이제 들어가야 할 시간이란다. 갑자기 가슴이 탁 막히고 숨이 잘 쉬어지질 않았다. 애써 웃으며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사위에게 잘 가라는 포옹을 하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애써 참고 또 참으며 웃는 얼굴로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내내 남편도 나도 남아있는 딸도 아무 말이 없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속에서 속절없이 눈물이 흘렀다.
- 「보고 싶다」중에서
쭉쭉 뻗은 소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수십 차례, 아니 수백 차례의 붓질로 내가 생각한 소나무가 화면에 나타나는 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밖의 날씨가 더워서 온 세상이 다 녹아내릴 것 같아도 내 손끝에서 태어나는 소나무를 보면 시원한 청량음료를 마신 듯했다. 몸이 피곤하여 2층 작업실에 오르는 계단이 힘들어도 손에 붓만 잡으면 언제 그랬느냐 는 듯 새로운 힘이 솟구친다. 누군가 예술은 마치 마약과도 같다고 했다는데,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무엇인가가 오늘도 2층 작업실로 나를 이끈다.
- 「그림을 그리며」중에서
매일 매일이 설렘의 연속이다. 현관 바로 옆에 있는 장미조팝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팝콘을 만들어 내느라 분주하다. 덩달아 옆집 배 과수원에서도 팝콘 터지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린다. 화단 한쪽에 있는 외동백은 나무에서 꽃을 피우더니 이내 바닥에도 그득하게 붉은 꽃을 피워내고 있다. 마당 가득 자두 꽃향기가 그윽하니 우리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는 듯하다 .
닭장주변에는 머위가 지천으로 널려있고, 언덕에 있는 두릅나무는 ‘지금이 딱이야‘ 하는 듯 연녹색 봉오리가 솟아있다. 또 돌보지 않아도 솟아오른 취나물이 눈에 띈다. 그 아랫녘에 원추리도 파릇한 것이 입맛을 돋우고 있다. 텃밭에 있는 쪽파도 뒤질세라 새벽에 단비를 맞고 더욱 새파랗게 올라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에 나는 덩달아 매일 열리는 그들의 축제에 한몸이 된 양 즐기고 있다.
- 「우리 집은 지금 축제 중」서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