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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9612152
· 쪽수 : 262쪽
· 출판일 : 2016-08-12
목차
작가의 말
01 퓨전 철학관
02 서라벌 여인
03 니체에게 메일을 보내다
04 위험한 허세
05 미몽
06 이타적 음모
07 청산의 기법
08 심리구조
09 기억의 잔해
10 아주 좁은 비상구
저자소개
책속에서
기억할 수 없음으로서 얻는 자유를 희원한 적이 있다.
기억의 상실이 아닌 인간의 본래적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화석처럼 굳어진 절망을 떨쳐내지 못한 채 정신적 유랑과 회귀를 반복하는
것도 결국은 기억의 끈에 붙들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이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은 어느 먼 은하계의 외계인과 교통하는 환상보다도 적은 확률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니 가능의 여지를 생각해 볼 수조차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좀 더 부연하자면 나 역시 아주 간혹은 그럴 때가 있긴 있었고 누구나 그럴 때가 있을 것인데, 즉 어느 공간 어느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그러니까 아득하게 먼 오래전이었든 가까운 과거였든 언젠가 그랬던 것 같은 눈에 익은 공간의 상황 때문에 모호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러한 느낌은 그런 것과는 자석의 극과 극만큼이나 정반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생소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평생 동안에 이런 기분은 몇 번쯤을 맛볼 수 있을까. 물론 사람마다 각자의 영역이 다를 뿐으로 일괄의 수치가 합당치는 않겠지만 내겐 지금이 단 한 번의 그런 시간일 것임을 성급하게 유추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미증유적인 것이라고 할 만큼 낯선 감각이기 때문이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