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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명상/수행
· ISBN : 9791160160444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8-11-22
목차
^^제1부. 감산대사 정토법문^^
서문: 염불로 생사의 뿌리를 일념마다 잘라나가라 13
1. 선禪과 정토淨土 20
2. 부처님 명호를 외어 생사 윤회를 벗어난다 27
3. 꿈속에서도 염불을 놓지 않고 일심으로 외우라 33
4. “누가 염불하는가???하고 스스로 물어야 37
5. 정토는 고통의 바다에서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 41
6. 아미타불 염하는 이는 자성을 보려고 할 필요가 없다 44
^^제2부. 역대 선지식들의 염불선 법문^
도신 대사 _ 염불하는 마음이 부처다 51
혜능 대사 _ 아미타불은 생사해탈의 일구一句 53
무상 선사 _ 인성염불로 무념에 들라 55
영명 선사 _ 염불선은 ‘뿔 달린 호랑이’ 격 57
보조 국사 _ 밝게 깨달아 온갖 생각이 끊어져야 참 염불 60
몽산 선사 _ 염불하는 자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71
태고 선사 _ 마음이 끊어져야 자성미타가 나타난다 72
나옹 화상 _ 아미타불 생각생각 잊지 말지니 73
함허 선사 _ 오직 마음의 정토, 품의 아미타불이시니 76
서산 대사 _ 염불은 윤회를 벗어나는 지름길 80
진허 스님 _ 염불삼매는 보살의 아버지 83
전등 대사 _ 자력과 타력이 함께 갖추어진 염불 85
철오 선사 _ 염불 가운데 지관止觀이 함께 갖춰진다 86
허운 대사 _ 듣는 자기의 성품을 돌이켜 들으라 94
경허 선사 _ 일심불난一心不亂에 의지해 해탈한다 96
인광 대사 _ 수행의 과정이자 성품 자체인 염불법 99
담허 대사 _ 모든 것이 유심소현唯心所現이다 102
해안 선사 _ 아미타불에 이르면 자기 화두를 타파한다 106
묘법 스님 _ ‘누가 염불하는가?’ 의심하라 113
청화 스님 _ 바른 성불의 길, 실상관實相觀 116
일타 스님 _ 한숨에 108번 불ㆍ보살 명호를 외우라 121
^^제3부. 정종심요^^
1. 세존께서는 오직 아미타불 본원의 바다를 설하셨다 125
2. 아미타경 종요宗要 127
3. 대승무량수경 종요 133
4. 허운 노화상 설법의 정업심요淨業心要 152
^^제4부. 염불선의 깨달음과 법문^^
1. 덕산 스님의 염불선 수행기
발심 출가와 구도기 161
우주와 하나 된 공空을 체험하다 165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진일보해야 깨닫는다 168
2. 염불하는 이것이 무엇인가?
‘염불하는 그 놈’이 곧 부처님 자리 171
부처를 찾고 싶으면 성품을 보아야 한다 175
염불이란 바른 생각을 닦는 것 179
관세음ㆍ지장보살은 근본 당체에서 나온 것 182
선禪, 우주를 하나로 보는 마음 188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본래 마음 191
보고 듣는 마음자리는 생사가 없다 194
공空, 언어와 생각 이전의 자리 196
‘뜰앞의 잣나무’가 달마대사의 마음이다 198
우주 그대로 하나의 생명인 반야般若 204
호흡지간에 팔만 대장경이 들어 있다 206
일심에 갖춰진 불ㆍ보살의 능력 208
별과 깨달음, 물질과 마음은 하나 211
본래 부처이기에 부처자리로 돌아간다 213
3. 염불삼매와 부처행
너와 나, 자연을 하나로 보고 정진하라 221
우주를 살림하는 큰 마음을 찾아 쓰라 225
진여眞如 자리를 여읜 순간 업이 된다 229
진여당체에 마음 두고 염불해야 해탈한다 233
일념 정진만이 영험과 깨달음을 낳는다 237
깨달은 자는 법의 자리에서 생각하고 행위한다 238
염불삼매 얻고 무정설법無情說法 깨달은 소동파 240
일상ㆍ일행삼매로 망념을 항복받으라 243
진여당체에 마음을 두고 보시하라 245
세상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보살피라 248
문자나 형상에 휘둘리지 않는 정진 252
백번 참고 한 번 생각하라 256
고삐 풀린 망아지를 염불과 화두로 묶어라 260
번뇌가 들어가지 않도록 빠르게 염불하라 264
해인삼매에 들어야 우주를 굴린다 268
안심安心을 체험해야 수행의 힘을 얻는다 271
모든 분별을 내려놓는 순간 깨우친다 275
아상我相을 넘어뜨려야 법을 본다 280
마음은 항상 담백하고 고요하게 286
4. 염불선 수행법 1문1답
쉽고 빠르게 삼매에 들어 깨닫는 법 290
저자소개
책속에서
덕산 스님의 구도와 공(空)의 증득
1982년, 출가 후, 절집안의 살림과 수행을 병행하는 입장이 되면서 초발심 때의 간절한 구도심이 조금씩 퇴색되어 가고 있음을 느낄 무렵이었습니다.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뜻하지 않게 다가온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다시 한번 발심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관세음보살입상을 모시면서 무리하게 사채 빚을 얻었던 것이 매월 이자를 갚아나가는 데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수행자의 입장으로 금전에 대한 압박은 실로 적지 않은 것이었기에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하루 삼분정근의 정진을 시작했습니다. 정진을 시작한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까. 정진 중에 크고 밝고 둥근 달 가운데 관세음보살님과 함께 관세음보살님을 옹호하는 수많은 불ㆍ보살님의 모습이 선명하게 현전(現前)하셨습니다. 의식이 분명한 상태에서 불ㆍ보살님을 친견한 그때의 벅찬 환희심이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었습니다. 물론 불ㆍ보살님을 형상으로 보았다는 것은 참 모습을 본 것이 아니기에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당시 나는 그 일을 계기로 더욱 무섭게 정진할 수 있는 용맹심이 솟았습니다.
정진에 대한 확신과 하면 된다는 자신감은 대웅전 불사를 발원하는 새로운 원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출가 전부터 지병인 신장염으로 고생하였기에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종종 있었지만, 그 어떤 고통도 정진을 중단할 이유가 되지 않았습니다.
점차 정진에 힘이 붙기 시작했고, 잠자는 시간 외에는 항상 염불선이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무렵 곡성 성륜사 조실로 계시던 청화 큰스님을 친견하여 가르침을 듣는 인연이 있었는데, 나의 평소 수행방법인 염불선에 대해 다시 한번 확신과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성철 스님의 “자나 깨나 한결같은 오매일여(寤寐一如)가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떠올리면서 오매일여 진여불성(眞如佛性)자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입술은 점점 타들어가고 피가 마르는 듯 했지만, 의식만큼은 날로 소소영영(昭昭靈靈)해지고 있었습니다.
1992년 4월 2일 관세음보살 입상을 조성하고 점안법회를 봉행하던 날, 혜은사에는 스님과 신도들을 환희심에 젖게 하는 신비로운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양력으로 5월이었던 이 날은 구름 한점 없이 유난히 햇살이 따가웠는데, 정수리에 얼음물을 적신 수건을 얹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이 날 법회의 증명법사는 무려 40여년에 걸친 장좌불와(長坐不臥)와 묵언수행으로 이름을 떨친 청화 큰스님이었습니다. 놀라운 일은 큰스님이 사좌좌에 올라 법문을 내리려는 순간에 일어났습니다. 관세음보살상의 머리 위로 갑자기 구름이 모이더니 무지개처럼 오색 영롱한 반원형의 띠가 빛을 비추기 시작한 것입니다.
야단법석에 모인 300여명의 사부대중은 환희심에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청화 큰스님은 법문을 마치지 못한 채 30여분이 지나서야 혜은사를 떠났는데, 이때까지 찬란한 오색 띠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청화 큰스님이 혜은사를 떠나면서 남긴 말씀은 “앞으로 이 도량에 큰 불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시였는데, 큰스님의 말씀대로 혜은사는 날로 면모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3,000일 정진 중이었던 1999년 10월, 정진에 가속도가 붙어 정진 그 자체로 행복했고, 병고에 시달리던 몸도 많이 가벼워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정 나는 누구인가?’ 하는 답답증이 가슴 한 구석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음을 어쩌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진 중에 갑자기 머리가 텅 비워지면서 우주가 환히 밝아지고 말과 생각이 끊긴 자리를 또렷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주와 내가 하나 된 그 자리에 이름을 체험하게 된 것입니다. 가슴 벅찬 환희심! 충만한 법열(法悅)! 우주를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저 한없는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어찌, 그 상황을 언어와 문자로써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한없는 눈물을 흘리며, 서산 스님의 오도송 가운데, ‘닭 우는 소리를 듣는 순간, 장부(丈夫)의 할 일 다 마쳤네.’ 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소리쳤습니다.
“다시는 천하의 노스님의 혀 끝에 속지 않으리.”
이 자리를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몸부림쳤는가 생각하니 분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 때의 환희심은 세상에 나온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0여일간 나는 자유로운 경지를 느끼며 지냈습니다. 그 일이 있은 이후,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았고, 경전이나 어록을 봐도 모두 그 자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남은 생은 마하반야바라밀을 성취하여 구경열반(究竟涅槃)에 이를 수 있도록 더욱 큰 정진을 이어가면서, 한편으론 부처님의 크신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아 보고자 신도교육에 힘쓰고 싶습니다. 있다, 없다 입을 떼면 그르칠 것이요. 입을 떼지 않으면 불은(佛恩)을 저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4부. ‘덕산 스님의 염불선 수행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