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60200546
· 쪽수 : 362쪽
· 출판일 : 2018-09-20
책 소개
목차
주요 등장인물 • 7
프롤로그 • 9
1 밀명 • 12
2 별궁 • 46
3 고마 능산 • 98
4 국서國書 • 127
5 거믄새 • 164
6 계략 • 215
7 용문龍門 • 257
8 폭설 • 312
에필로그 • 347
부록: 소설 읽기 • 349
작가의 말 • 360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남부여의 거믄새[ㄱㆍㅁ새, 熊鳥]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새로운 대왕을 세워 대륙의 대부여를 이으라는 소서노 국조모의 명을 받들었다. 거믄새는 새 도읍 웅진성으로 내려와 나라를 잇고 근개루 대왕의 능을 지키는 남방신 주작, 황금새가 되었다. 이 황금새는 가림성의 대조사와 바다 건너 왜의 비조사에 이르기까지 백제 사람들이 닿는 곳이면 어디에나 그 자취를 남겼다. 황금새가 지키는 대부여의 꿈은 영원하리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 마지막 자취는 금동대향로의 수미산 꼭대기에 올라앉은 봉황새로 남았다.
“그래? 가볍게 해야 재빨리 움직일 수 있겠지. 늙은 여우를 처리할 것이니, 속전속결이어야 하니 말일세.”
여고야는 내심 놀랐다. 늙은 여우는 좌평 이상의 원로대신이었다. 대왕이 처리할 늙은 여우는 상좌평밖에 없었다. 분명했다. 여고야는 서둘러 위사부를 물러나왔다. 자신은 내일 밤 위사좌평 해루의 곁에 있어야 했다. 일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아 이미 상좌평의 집은 봉쇄되었거나 감시조가 붙어 있을 것이었다. 여고야는 정무 대장군과 성충의 말이 떠올랐다. 대부인 은고를 보호하는 일 외에 궁 안에서 부여된 자신의 또 다른 임무는 상좌평의 안위를 구하는 일이었다. 여고야는 자신이 직접 상좌평을 구할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여고야는 궁 밖으로 나가 구드래 저잣거리의 풍각패를 찾았다. 그는 풍각패들이 노는 자리에 나가 조용히 말을 흘렸다.
“거믄새가 날았다[熊鳥風飛].”
여고야의 말이 끝나자마자 풍각패들이 자신의 구역으로 흩어졌다. 순식간에 저잣거리에 소문이 퍼졌다. 소문은 발을 달고 달리고 날개를 펄럭이며 날았다.
“거믄새가 날았다.”
은고는 달랐다. 어라하마누하님으로 십여 년을 지내며 은고는 궁의 힘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게 되었다. 포룡抱龍. 용을 안고 깊은 욕망 속에서 고뇌하던 은고는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동청룡의 기개를 품었다. 나라의 힘은 온전히 대왕에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은고는 스스로 청룡이 되기로 했다. 그것은 소서노의 꿈이기도 했다. 이 꿈은 어쩌면 상좌평의 서신 속에 있었던 거믄새의 참 모습이고, 성명대왕이 나라의 이름을 남부여라 바꾼 진정한 뜻이라 여겼다. 이제 자신의 꿈을 펼칠 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