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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일본여행 > 일본여행 에세이
· ISBN : 9791160402438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9-03-30
책 소개
목차
Part 1. 봄밤에는 잠들 수 없다
시간의 미감, 교토의 꽃과 계절
- 꽃을 느끼며 생명을 확인하는 일: 기타노텐만구의 매화
- 봄은 공짜: 고다이지 벚꽃과 결혼사진 찍는 어느 커플을 보며
- 봄밤에는 잠들 수 없다: 낮의 ‘철학의 길’과 밤의 ‘마루야마 공원’
- 애매하게 늦은 벚꽃철에: 료안지, 그곳엔 바다가 있다
- 요시노에 사쿠라가 만개했습니다: 그리운 사람을 만날 것 같은 곳
- 장마철의 즐거움: 수국의 계절
- 가을에는 단풍의 에이칸도: 난젠지와 공간을 가득 채운 고요
Part 2. 달밤에 단추를 줍는 기분
혼자여도, 섞여도 좋은 교토의 정원과 산책로
- 소중한 것은 안쪽 깊숙이 있어: 기요미즈데라와 연애의 신
- 운이 좋은 당신을 위한 교토의 비밀 정원: 조주인, 촬영이 금지된 낙원에서
- 요란한 밤 산책: 본토초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 혼자여도, 섞여도 좋다: 가모가와 강변과 정지용
- 밤의 철학: 혼자 걷는 기온 중심부
- 새벽 장과 좋은 야채: 오하라와 산책길
- 당신은 교토를 좋아하게 될까?: 시센도의 액자 정원
- 애매할 때 언제나 정답: 정원의 호사, 헤이안진구
Part 3. 작은 자유는 여기 있다
마음과 취향을 알아주는 가게와 볼거리들
- 주당을 위한 놀이터: 산토리 야마자키 증류소, 산토리 맥주 공장, 아사히맥주 오야마자키 산장 미술관
- 더위를 쫓는 모험: 교토부립식물원과 도요테이
- 심심파적의 비원: 이웃이 없는 집, 무린안
- 여름이 아니면 언제?: 기온마쓰리 전야제, 요이야마
- 책을 산다는 일: 츠타야와 케이분샤
- 살림은 싫지만 살림 도구는 좋아: 데누구이와 후킨의 매력
- 부엌에 놓는 그림: 갤러리 그릇 쇼핑
Part 4. 온몸이 녹신녹신해지는 맛
치장하지 않아 더욱 완벽한 교토의 음식
- 교토풍 샌드위치: 시즈야와 신신도의 양파 든 샌드위치
- 밥에 뿌려서 한 그릇 후딱: 찬 없는 식탁에서 최고의 대안, 치리멘산쇼
- 더위를 기다린 사람처럼: 교토의 여름과 물양갱
- 기본에 충실한 일본의 맛: 일본 디저트
- 헤이안진구는 오늘도 맛있음: 우동집 둘과 경양식집 하나
- 정통 교토식, 정통 일본식: 가이세키 요리
- 춥거나 피곤할 때 응급 식량: 마츠바의 니신소바
- 커피 마시고 쇼와 시대로: 교토의 킷사텐
- 교토 ‘오늘’의 커피: 위켄더스커피
- 프렌치토스트란 무엇인가: 자연스러운 하루의 시작, 스마트커피
작가의 말: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랑하겠습니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이가 들면 꽃이 예뻐 보인다’는 말을 무시하고 싶지만, 나의 경우에는 정말 그랬다. 향이 강한 꽃들을 먼저 기 억하게 되었다. 여름의 치자와 겨울 끝의 매화. 둘 다 내게는 ‘죽음’을 연상시키는 꽃인데, 특히 겨울 끝에 피는 매화가 그렇다. 10월 말부터 3월까지 죽은 가족들을 기억할 일이 줄줄 이 있는 겨울은, 그 시작도 끝도 감당하기 쉽지 않다. 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를 보며 운 기억이 있으니 매화가 피는 시기와는 맞지 않는 편이지만, 매화 구경을 처음 갔을 때 나는 서늘한 계절에 피어나는 생명력에 기절할 정도로 놀랐고, 그것이 겨울의 절정이자 끝이라고 몸으로 알게 되었다.
나는 벚꽃 구경도 단풍 구경도 많이 다녔는데, 그러다 생긴 요령이라고 하면 ‘낮을 포기하는 것’이다. 꽃과 단풍 이 난리인 교토의 성수기(3월과 9월)는 특히 악명 높은데, 일단 숙박비가 평소의 두 배가 되고 그나마도 빈 방을 찾기 어렵다. 유명하다는 관광지는 사람에 치여 죽을 것 같고 뒷사람에 밀려 원치 않아도 앞으로 앞으로 이동하게 된다. 밥 한번 먹으려면 맛집은 고사하고 어느 식당이든 일단 줄을 서야 하는 일이 다반사고, 절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버스는 당연 만원.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다행인 점이라면 교토의 절은 관람 경로를 잘 만들어서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벚나무를 찍을 때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게 찍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에는 나무 홀로 요요히 서 있는 것처럼 나와도 실제 상황은 아수라장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