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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팅하트의 영주님

멜팅하트의 영주님

정오찬 (지은이)
로크미디어
12,5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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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팅하트의 영주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멜팅하트의 영주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0484717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16-11-25

책 소개

정오찬 장편소설. 작고 평화로운 땅 멜팅하트의 영주 비아. 그리고 그녀를 보필하는 정체불명의 몸종 아사드. 어느 날, 그들의 관계에 불행의 탈을 쓴 변화가 찾아온다. "그러니까 네가 세상을 위협했던 검은 사자였고, 너 다음으로 악명을 떨치던 흑마도사 타리크가 네 동료였다고?" "예."

목차

이미 죽다
심장이 녹다
고향을 떠나다
다시 나타나다
새롭게 알다
짧게 머무르다
이미 알다
새로이 떠나다
새롭게 시작하다
두 번 조우하다
황가는 무한하다
새벽이 밝아 오다
새벽에 저물다
아침

저자소개

정오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최선을 다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출간작] 프로작 로맨스 그녀는 구세주 악마, 카미유 백조 아가씨 멜팅하트의 영주님 여미의 구슬 [출간예정작] 당신이 나빠요 악한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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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여관에서 보낸 술 취한 하룻밤 이후 아사드가 바뀌었다. 그의 안에 출렁이고 있던 거대한 욕망을 질러 닫았던 빗장이 풀어졌다.
아사드의 입술이 비아의 입술 바로 앞에서 멈췄다. 비아는 꾹 감았던 눈을 떴다. 아사드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 눈을 감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짐승을 닮은 아사드의 황금색 눈동자는 거리낌 없이 비아에 대한 열망을 담아냈다. 아사드의 욕망은, 건드리면 녹아 흘러내릴 듯이 뜨거웠다.
아사드는 겁먹은 비아를 달래기 위해 눈가를 부드럽게 휘었다.
‘5년간 갖은 고생을 해서 멜팅하트 주민들의 인정을 얻었는데. 지금 이 광경을 주민들이 본다면 난 빼도 박도 못하고 쫓겨나겠군.’
비아는 모르지만 아사드는 이기적이고, 본능적이며 재빠르고 과감한 판단을 내린다. 그야말로 싸움터에서 살아남은 맹수다.
아무 일 없이 평화로웠던 멜팅하트에서는 본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급할 것 없으니 멀리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멜팅하트를 벗어나고, 아사드 자신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영주님에 대한 마음이 커지자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어깨를 누르는 아사드의 손길 아래서 신음을 내뱉은 영주님을 본 순간, 아사드는 생각했다.
‘내 인내심은 이걸로 한계다.’
아사드는 아무것도 모르고 바르르 떠는 영주님의 목덜미를 쓰다듬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일부러 그녀를 자극했다. 영주님의 작은 몸은 불쌍하게도 아사드의 손길에 저항하지 못하고 금세 무너졌다. 순진한 영주님은 바깥세상의 무엇에도 면역이 없었다.
면역 없는 영주님을 상대로 너무 몰아붙이는 건 현명하지 않다. 아사드는 비아가 떨림을 넘어 두려움을 느낄 즈음 눈동자에 다정한 기색을 담았다.
비아는 눈에 띄게 안심했다.
‘영주님, 당신은 나를 의심해야 해요.’
이렇게 쉽게, 맹수에게 심장을 내주면 안 됩니다. 맹수는 당신의 심장을 남김없이 먹어치울 속셈이거든요.
‘의심하고 의심해서, 내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괴롭힌 후 발 아래 굴복시켜야죠.’
아사드는 알았다. 비아가 조금만 더 영리했다면 아사드는 꼼짝없이 비아의 목줄에 매달린 인형 꼴이 될 거다.
한때 아무도 잡을 수 없는 괴물이라 불리던 그는 비아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복종의 표시로 그녀의 발등에 입을 맞출 거다.
먼 훗날에라도 비아가 목줄을 쥐고 싶어 한다면 기꺼이 내줄 셈이다. 지금은 비아가 감정을 자각하도록 만드는 게 먼저다.
아사드는 혀끝으로 비아의 아랫입술을 건드렸다. 비아는 깜짝 놀라 거의 펄쩍 뛰어올랐다. 아사드는 천천히 비아의 아랫입술을 물고, 부드럽게 애무하며 손으로는 비아 가슴팍의 단추를 풀어헤쳤다.
달콤함이 아사드의 전신을 지배했을 즈음, 비아가 갑자기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아사드를 밀쳤다.
“여기선 안 돼!”
비아는 식사를 준비하고 있던 파천당 한 무리가 멀찍이 떨어져 최신 연극을 보듯 흥미진진하게 비아와 아사드를 구경하고 있는 걸 보았다.
얼굴과 귓가는 물론 온몸이 부끄러움으로 달아올랐다. 부끄러움 때문에 좀 과격하게 밀어냈는지 아사드는 그답지 않게 뒤로 쿵 밀려났다.
양손으로 허벅지 뒤의 땅을 짚고 놀란 눈으로 비아를 응시하는 게, 아사드는 비아에게 밀쳐지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 한 모양이다.
구경하던 식사 당번 파천당원들은 각자 국자, 수저, 젓가락, 뒤집개를 들고 숨을 들이켰다.
‘대장을 밀쳤어! 강아지 영주님이 대장을 밀쳤다고!’
아사드가 검은 사자라는 이명을 얻은 뒤로 그 누구도 아사드의 몸을 함부로 밀친 적 없다. 아니, 아사드의 몸을 건드린 사람조차 없었다고 해야 맞다.
불순한 손길이 아사드의 몸에 닿을라 치면 그의 대검이 허공을 가르며 상대방의 손목을 베어 버렸으니까.
파천당원들은 모조리 아사드의 다음 행동에 주목했다.
화를 낼까? 아니면 옛날처럼 자신을 밀친 상대방을 골로 보내 버릴까?
얼마 후, 파천당원들은 자신들이 ‘영주님’에 대한 아사드의 충심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죄송합니다.”
아사드가 고개를 숙였다.
비아가 무릎을 끌어안고 눈을 꽉 감자 아사드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영주님의 기분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비아는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아사드가 비아를 달래면 달랠수록 구경꾼이 있는 쪽에서 환호성인지 경악성인지 모를 괴상한 소리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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