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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1570358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18-06-08
책 소개
목차
D-7 커피, 카피, 코피
D-6 병신과 머저리
D-5 아라비아의 별
D-4 커플레이션
D-3 퍼즐
D-2 퍼플레인
D-1 인공위성
D-0 하루 일주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블로그에서 느껴지는 저항감은 폭동 수준이었다. 편집장이 더 이상은 감내하기 어렵다는 듯 구두로 계약조건을 적시했다.
“반복하지도, 번복하지도 않을 테니 잘 들어. 이제 일주일이야.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얘기야. 더 이상의 기회는 없어. 그 안에 내 마음을 포복절도 하지 못할 경우, 재계약은 요원하다.”
그것은 마감시간을 얼마 안 남긴 홈쇼핑 진행자의 멘트 같았다. 그들은 매번 마지막 기회, 라고 앵무새처럼 떠들었다. 편집장은 아니었다. 다 같은 마지막이 아니었다. 반복되지 않는 마지막은, 곧 끝을 의미했다. 그는 웃음이 사문화된 원고를 거래할 생각이 없었다.
“1년 동안 동굴 같은 옥탑방에서 글만 썼는데도 홍익인간의 시대는 아직입니까? 웃음 유발에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암을 유발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사람 취급도 못 받는 겁니까?”
“카페에 두고 간 제 원고요. 제 목숨이 달려 있어요!”
“무슨 내용이길래 그렇게 자유롭게 생과 사를 넘나드는 거야?”
“말하자면 복잡해요.”
“그럼 말하지 마.”
“숨기기엔 길어요.”
“그럼 숨기지 마.”
“그러니까…….”
“내가 죽기 전에는 들을 수 있는 거야?”
“……어떤 사랑이야기. 결핍으로 가득 찬 한 남자와 그와는 정반대로 살아온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예요.”
그간 임 순경에게 곁눈질하고 귀동냥해온 수사의 ABC를 적용하기로 했다. DNA 아이덴티피케이션, 프로파일링, 디지털 포렌식, 루미놀 리액션 등 여러 가지 첨단 과학수사 기법 가운데서 선택한 것은,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월드와이드 핸드메이드 리서치였다.
인터넷 검색이었다.
또 하나의 세상. 사람들은 그곳에서 손으로 족적을 남겼다. 의식적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때로는 도의적으로, 나를, 때로는 남을. 그것은 모두 로그였다. 그래서 흔적을 추적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다. 포털사이트에 먼저 입력한 키워드는, 커피공화국. 원고가 사라진 날 그곳을 찾은 이들을 찾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