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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2520505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1-04-29
책 소개
목차
그 아이
기린을 고발합니다
누구였을까
너의 목소리
닭발 인생
기냥 아는 아이
배 속이 꼼지락꼼지락
옥상 위의 자두
작가의 말
책속에서
그 아이가 바로 나였어. 그럼 난 누구지?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했다. 그때 문득 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가만히 참고만 있어서 이렇게 된 거야.
아이는 나한테 그러지 말라고, 어떻게든 해보라고 자꾸 나타났나 보다. 하지만 내 몸이었던 그 아이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그러니까 난 죽은 거였다.
정신없이 달려가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 아니, 눈물이 나는 거 같았다. 맞서 오던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했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했다.
(「그 아이」)
아까 집을 나서는데 경민이한테서 카톡이 왔다. 단체 카톡이 아니라 나한테만 보낸 거였다.
―강현석! 학교 올 때 빵 좀 가져와라!
이젠 내가 기린이구나 싶었다.
―우리 집 빵집 안 하는데. 너 지우한테 빵 얻어먹잖아.
―얻어먹어? 이게 죽을라구! 걔네 빵 이젠 안 먹어. 더럽고 치사해서. 안 사 오면 알아서 해!
지금 경민이는 입속말로 그 얘길 하는 거였다. 빵을 달라고 손바닥을 펴 보이기도 했다. 나는 힐끗 지우 쪽을 바라보았다. 지우는 여전히 당당한 모습 그대로였다. 우리 교실에 이제 기린은 없다는 듯이 말이다.
경민이는 계속 뭐라고 쫑알대며 신호를 보내왔다. 왠지 그 모습이 우스워 보였다.
나는 그냥 무시한 채 얼굴을 돌려 버렸다.
(「기린을 고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