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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2520895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3-09-08
책 소개
목차
어느 날 문득
만주 할매와 누렁이
개야, 여우야?
돌아온 총잡이 아저씨
사라진 수탉
꼬리 잡힌 누렁이
아랫마을 난이 언니
다시 만난 엄마
절대로 용서 못 해
여우 사냥
누렁이의 복수
한밤중의 총소리
여우에 홀린 총잡이 아저씨
여우골로 간 누렁이
한겨울의 손님
다시 찾은 여우골
책속에서
누렁이는 어떻게 화풀이를 할까 궁리했다. 그러다가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그러자 어린 아이의 새끼손가락만 한 말벌이 되어 휘리릭 날아올랐다.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보람이 있었다. 이제 웬만한 건 쉽게 변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벌쯤은 누워서 식은 죽 먹기였다.
누렁이는 쏜살같이 총잡이 아저씨에게 달려들었다.
“어이쿠 이게 뭐야?”
총잡이 아저씨는 이상하게 생긴 말벌이 윙윙거리며 달려들자 깜짝 놀라서 마구 허둥거렸다. 옆에 있던 여자아이는 무서워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누렁이는 총잡이 아저씨에게 따끔한 침을 딱 한 대만 쏘아 줄 생각이었다. 총잡이 아저씨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겁을 주다가 커다란 엉덩이를 향해 침을 날렸다.
“앗, 따가워!”
총잡이 아저씨는 엉덩이를 움켜쥐고는 아랫마을을 향해 부리나케 달아나 버렸다.
누렁이는 허둥대는 총잡이 아저씨의 모습이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었다. 신이 난 얼굴로 촐랑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함정이구나!’
누렁이는 불길한 느낌에 얼른 몸을 돌려 달아나려고 발을 내뻗었다. 그런데 발밑에 무언가 시커먼 것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게 보였다. 아주 커다란 덫이었다.
누렁이는 잽싸게 덫을 피해 몸을 날렸다. 그러나 발이 땅바닥에 닿자마자 철커덕 하는 소리와 함께 꼬리 끝이 꽉 물리는 느낌이 들었다.
“으악!”
동시에 어디선가 개들이 달려오는 소란스런 소리가 귓속을 파고 들었다.
누렁이는 정신없이 있는 힘껏 달렸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질질 끌려오던 쇳덩이가 탁 하고 떨어져 나갔다. 그 순간 누렁이는 꼬리 끝이 찌릿하면서 끊어지는 듯한 아픔에 온몸을 휘청거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