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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2673232
· 쪽수 : 292쪽
· 출판일 : 2023-02-20
책 소개
목차
붉은 달을 바라보며
밀로의 비너스
붉은 달의 설화
불멸
붉은 달의 성인식
토끼의 시간
달빛 아래
붉은 달의 창가에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눈을 떴다. 다행히 꿈이었다. 몸이 오들오들 떨렸다. 평상시와는 다른 기류가 느껴졌다.
“수면을 현 시간부로 종료한다. 뚜껑 열어.”
수면 캡슐 뚜껑이 자동으로 열렸다. 몸을 일으켰다. 잠을 잘 때 늘 머무는 방이지만, 오늘은 뭔가 느낌이 달랐다.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몸을 스멀스멀 감쌌다.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데 오른쪽 시야 언저리에서 무언가가 어른거렸다. 고개를 홱 돌리며 소리를 질렀다.
“뭐, 뭐야! 당신 누구야?”
처음 보는 남자가 나를 동물 구경하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붉은 달을 바라보며>중에서 _김건구
내담자가 상담에 불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타의로 상담소에 방문하게 된 경우, 혹은 낯선 상담가를 향한 방어기제가 아직 무너지지 않은 경우에 그렇다. 밀로의 첫 방문 이후 5일째되던 수요일 저녁즈음 나는 밀로의 경우 둘 중 어디에 속할지 고민 중이었다. 어딘가 쭈뼛거리는 그의 행색은 상담소에 익숙치 않아보였는데, 그렇다고 그가 타의에 의해 억지로 상담소를 찾을 작자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뭐 이도저도 아니라면 극적으로 연인과 화해에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겠지. 그러나 그 순간 상담소의 문이 열렸고, 나의 직감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오랜만입니다. 밀로씨, 잘 지내셨나요?”
<밀로의 비너스>중에서 _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