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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이름으로 1

선생의 이름으로 1

신해인 (지은이)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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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이름으로 1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선생의 이름으로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1483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19-02-13

책 소개

신해인 장편소설. 방학과 정시 퇴근을 위해 휘강 고등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들어간 은채린. 그러나 이 모든 건 보이지 않는 손의 계략이었는데……. 이사장 강태하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그것보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은데."

목차

1. 우연한 만남
2. 그녀, 학교에 가다
3. 좌충우돌 교사 생활
4. 막지 못한 사고
5. 기묘한 동행
6. 이제부터 고백해 볼 생각인데
7. 괴롭히는 이유
8. 문제의 수학여행

책속에서

“그런데 애들이 말썽부리거나 힘들게 하지는 않나?”
“애들이야 원래 말을 안 듣죠. 그런데 수업 시간에는 그렇게 말썽부리던 애들이 쉬는 시간만 되면 예쁘더라고요.”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 채린은 그 어느 때보다도 즐거워 보였다. 지루한 수업을 듣다가 아는 이야기가 나오자 신이 나서 재잘거리는 아이 같았다.
“애들이 말을 안 듣긴 해도 제가 싫어서 그런 건 아니니까 밉지는 않아요. 가끔 수업 끝나고 질문하러 나오는 학생이 있을 때면 뿌듯하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는 손편지를 하나 받았거든요. 그 내용이 뭐였냐면요…….”
그의 표정이 처음 보는 생물체를 보는 것처럼 변했다. 즐거운 이야기를 할 때는 이런 표정도 짓는구나 싶었다. 반짝거리는 눈, 이따금 흘리는 짧은 미소가 그녀가 학생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말해 주었다.
“자기는 원래 학교 오는 게 싫었는데 그래도 요즘에는 선생님 때문에 싫지는 않다고 그러는데,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이 된 것 같고. 그러니까 학생한테 필요한 선생이 된 것 같고.”
조금 전까지 분명 졸려 보였는데 학생들 이야기를 하니까 바싹 말라 있던 풀이 물을 머금은 것처럼 싱그럽게 살아났다.
“으아. 슬슬 잠이 오는 데 나머지는 내일 또 할까요?”
그렇게 얘기해 놓고도 아직 할 말이 남았는지 채린은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자는 건 상관없는데 은 선생은 내가 무섭거나 걱정되지도 않나?”
“무슨 걱정이요?”
“그래도 남자랑 여자가 한 방에 있는데 말이야.”
너무 편안한 거 아니냐 이거지. 이렇게 긴장감이 없어도 되냔 말이지. 우리 둘 다 성인이고 당신은 여자고 나는 남자인데.
“이사장님이 좀 별로이긴 한데 제 동의 없이는 아무 짓도 안 하실 거라 믿어요.”
“동의?”
“네. 가끔 여자가 거절하지 않았다면서 개소리를 사람 소리처럼 하는 남자들이 있더라고요. 사실 거절이 아니라 하고 싶었는지를 물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뭐, 그렇지.”
“더 물어볼 거 있으시면…… 내일 해요. 허튼짓하시면 철컹철컹.”
“걱정 말고 푹 자. 나 사람이다.”
태하가 일어나서 불을 껐다. 방안에 어둠이 잠식했다. 그녀는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든 것인지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렸다.
그는 누워서 팔짱을 끼고 착잡한 마음으로 높은 천장을 응시했다. 그녀에게 차마 묻지 못하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계속 되새김질하면서 뜬눈으로 밤을 하얗게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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