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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2671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19-11-29
책 소개
목차
23. 최후의 전쟁 ⑵ 7
24.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 69
25. 책과 세계 237
26. 에필로그 256
외전 1. 어느 공녀의 칼타니아스 미남 관찰기 296
외전 2. 한여름 밤의 꿈 356
외전 3. 나와 혼인해 주겠습니까? 395
외전 4. 기사로 남는 것은 468
외전 5. 사랑은 아모르처럼 491
외전 6. Rose and Castor 539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실리.”
그가 사랑을 속삭일 듯 달큼하게, 광기 어린 다정함을 담아 속살거렸다.
“나는 네게 물었지. 이 나라가 어떤 의미인지. 황제를 어찌 생각하는지.”
어둠 속에서 내게 묻던 목소리를 떠올렸다. 카스토르는 마치 꿈결을 걷듯이 달콤한 목소리로 물었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물을 차례야.”
바로 지금도 카스토르는 하베르미아의 달, 끔찍한 검을 들이대며 했던 말을 반복했다.
“나는 네게 어떤 의미지?”
지독하게 날 옭아매던 세 질문. 돌고 돌아, 그날의 마지막 질문을 했다. 그러나 나는 피를 퉤 뱉어 내고는 웃었다.
“아무 의미 없어.”
그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가슴 한편이 간지럽고 울렁거렸다.
“네가 뭐라고 의미씩이나 두지?”
희열이었다. 기쁨이며 환희고, 불꽃처럼 일렁거리는 낙락이었다. 나는 단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눈앞이 가물거리고 흐리지만 상관없다.
모두가 너를 향해 죽어 마땅한 쓰레기라 하였지만, 나는 그런 이조차 죽여 내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 내가 타인을 직접 살해한다는 건 너와 같이 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누가 널 죽이겠대? 나는 널 죽이지 않아.”
괴물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죽고 죽어, 잃고 또 잃어 고통 속에서 선택한 나의 길이다.
“나를 죽이지 않으면 함께하는 길뿐이다.”
그가 내 목을 쥔 채 소리를 높였다. 피와 먼지로 흐트러지고 엉망이 된 모습, 이제 그저 광기로 일그러진 괴물.
눈앞의 그가 두렵지 않았다.
“아니. 널 죽이지 않고도 나는 미래로 갈 수 있어.”
나는 또박또박 말했다. 이와 함께 손에 힘을 주었다. 바라는 것을 구체화했다. 이 순간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