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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5450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1-11-25
책 소개
목차
13장
14장
15장
16장
17장
18장
19장
20장
21장
22장
23장
24장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방님.”
“응?”
“서방님 가슴 큰 여자가 좋아요?”
머리에 물을 끼얹은 것처럼 언영의 정신이 맑아졌다. 오늘 밤엔 잠 다 잤다. 눈을 번뜩 뜨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그건 또 무슨…….”
“단월도에 있을 땐 제 가슴이 꽤 크다고 느꼈는데 여기 오니까 아니에요. 여기 있는 모든 남자들 가슴이 다 제 것보다 큰 것 같아요.”
옆에 누운 목린은 덮고 있는 이불을 쓰다듬으며 시무룩하게 털어놓았다. 말을 마친 그녀의 귀여운 입술이 우울하게 삐죽 내밀어졌다. 넋 놓고 구경하던 언영의 입술이 떨떠름하게 벌어졌다.
“왜 갑자기……. 아니, 잠깐만.”
너무 어이가 없어 혼을 놓고 있었는데 덕분에 언영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지나갈 뻔했다. 뒤늦게 예리하게 치고 들어가 추궁하듯 물었다.
“그런데 다른 놈들 가슴은 왜 보고 있어?”
“모두 덥다고 웃통을 벗고 있는데 어떻게 안 봐요…….”
목린은 여전히 뽀로통한 목소리로 답했다. 언영에겐 그다지 만족스러운 답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그쪽으로 고개를 안 돌리면 되잖아? 다른 놈들 걸 왜 보고 있어. 내 게 있잖아. 내 거만 마음껏 봐.”
언영은 근육밖에 없는 제 커다랗고 불뚝한 가슴을 목린의 눈앞에 바로 갖다 댔다. 시야가 전부 그의 가슴으로 꽉 찼는데도 목린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초조해진 언영은 더 이를 악물고 목린의 눈앞에서 구애하듯 가슴을 살짝 흔들었다. 코가 언영의 뚜렷한 가슴골에 짓눌려도 목린은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외려 술에 취해 멍한 눈과 함께 조곤조곤 이은 말 한마디가 언영의 이성을 무참히 잡아 뜯어갔다.
“하지만 서방님 가슴은 다른 남자들 것보다도 커서 제가 보면 주눅 들어요…….”
언영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주눅 들어?”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커다란 가슴은 언영에게 성실과 근면의 상징이었다. 한 번도 흉부에 대해 안 좋은 소리 하나 들어 본 적 없었다. 늘 자랑스러웠다.
“미, 미안해, 나는…….”
언영은 말을 잇지 못했다. 한 번도 그런 관점에서 상상해 보지 못했던 탓이다.
술에 취한 목린은 이제 흐느끼고 있었다. 그의 거대한 몸통 아래에서 손등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쓱쓱 닦고 있었다.
“흐윽…….”
“미안해. 가슴이 너무 커서…… 미안해. 응?”
언영이 목린을 다정히 안으며 말했다. 팔이 모이는 과정에서 언영의 커다란 양쪽 가슴이 모여 무척 선명한 골이 잡혔다. 목린은 겨드랑이 아래부터 어떻게든 끌어모아야만 저 모양이 가능했다. 훨씬 서글픈 얼굴로 언영의 가슴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시선을 느낀 언영은 어색하게 몸을 살짝 뒤로 뺐다. 하지만 벌거벗은 가슴은 가려지지 않았다.
“흐윽, 서방님.”
“으, 응?”
목린이 언영의 가슴을 빤히 바라보며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서방님 가슴이 제 가슴보다 큰 게 확실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