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160113
· 쪽수 : 592쪽
· 출판일 : 2018-08-31
책 소개
목차
2장 그물에 걸린 달
3장 연경당 귀신
4장 표류
5장 몰랐을 마음
6장 몽환방
7장 고백
8장 몰려오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뒤이어 나머지 한쪽 몸을 날려 담벼락 위로 올랐다. 하지만 성급했던 탓인지, 무게중심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기우뚱, 업복의 몸이 기어코 담장 바깥으로 추락했다.
“어어어!”
콰당… 이 아니라 물컹?
담을 넘고 떨어지나 싶었는데, 생경한 이물감에 눈이 번쩍 뜨였다.
둔탁한 통증이 이어지리라 여겼으나, 살짝 따끔한 느낌을 빼곤 멀쩡했다. 업복이 고개를 들어 좌우를 살폈다.
“비키거라.”
순간, 차고 단단한 음성이 울려왔다.
뱃속까지 서늘한 냉기가 그득한 말이었다.
업복은 제 몸 아래서 올라온 소리에 소스라쳐, 상대를 응시했다. 몸뚱이 밑에 뭔가 댕돌같이 단단하고 다부진 것이 깔려 있었다. 바람결에 흩날린 꽃잎은 차분히 상대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불복한다면 팔 다리를 끊어서라도 끌고 가야만 했다. 저 목소리를 놓칠 수 없었다. 어느새 려의 눈에는 욕망이 득시글 자리했다. 려가 업복의 손목을 거세게 잡아챘다.
“아얏, 왜 이러시오, 서생?”
“내 너에게 이르마. 나와 함께 하지 않겠느냐.”
“뜬금없이 무슨 소리요? 정신이 덜 깨었소? 나는 엄연히 식구가 있는 몸이오. 숭한 소리 하지 마시오, 서생.”
“일전에 널 내 소관으로 삼겠다 하였다. 기억하느냐? 허니, 나를 따르거라. 명이다.”
“하…. 서생, 억지 좀 부리지 마시오. 일전의 약조는 구두였소. 증좌도 없는데 무슨 행패요. 내가 서생 댁 노비요? 생명의 은인이라 참겠소만 그만하시오. 내 혜민서까지는 데려다 드리리다.”
업복이 앙칼지게 톡톡 쏘아붙였다. 려의 눈매는 더욱 섬짓해졌다. 그가 업복의 팔목을 비틀어 제 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그 바람에 업복의 귓결 근처까지 려의 입술이 다가들었다.
“지장 계약서 따윈 애초에 필요 없지. 내 말이 곧 법이니 구두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내가 너를 내 소관 하에 둔다 하면 너는 그저 내 밑을 따르면 될 뿐이다. 또한, 그 말인즉슨 내가 너를 살리고 지킬 수도 있지만 네 목숨을 끊는 것 또한 가능하단 말이 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 나를 따르겠느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