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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3161370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0-11-24
책 소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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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버님은 따님이 살아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게 무슨?”
“예전 인터뷰에서 어머님은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던데, 아버님도 같은 생각이세요?”
“그야…….”
아내는 항상 진경이가 살아있다고 했다. 형사들이 범죄 연루 가능성을 언급할 때도 단호하게 부인했다. ‘난 알 수 있어요’, ‘부모의 직감이에요’, ‘반드시 엄마를 만나러 올 거라고요’라며 형사들의 말을 듣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훈의 생각은 달랐다. 딸이 죽었기 때문에 여태 찾지 못한 것이다.
딸이 죽었을 거라는 말은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목소리를 짜내며 힘겹게 내뱉은 말이 ‘나는 생각이 달라요’였다.
“그럼 찾을 수 있겠네요. 용의자가 있잖아요. 그 사람을 찾아서 입을 열게 하면 돼요.”
고탐정은 이번에도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상훈은 빤히 고탐정의 얼굴을 쳐다봤다. 머릿속에선 실체가 없는 유령 같은 얼굴 하나가 떠오른 상태였다.
분노와 의문, 경악과 환희, 다양한 감정이 몰려와 잠시 정신이 아득해졌다. 한참이나 지난 뒤에야 머릿속 회로가 다시 돌아갔고, 그 청년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자는 어떻게 용의자를 찾아낸 건가?”
“저도 잘 모릅니다. 단…….”
상훈은 목소리에 힘을 실어 말을 이었다.
“특별한 구석이 있는 건 확실합니다.”
“그 애가 정말 진경이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번엔 찾을 수 있습니다.”
황대표는 과거 그 청년과의 일을 떠올렸다. 이어서 박진희에게 들은 사건 내용을 되짚어봤다. 머릿속에 흩어진 몇 개의 조각이 맞춰졌고 그때부터 묘하게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그간 적이라고 생각됐던 고탐정이 한순간에 아군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대표님께 부탁을 좀 드리려고요.”
상훈의 묵직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황대표는 그의 부탁을 끝까지 듣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옳은 일이 아니다’와 ‘남은 건 이 방법뿐이다’라는 두 문장 사이를 계속 맴돌았다가 결국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인지 알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