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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3161431
· 쪽수 : 472쪽
· 출판일 : 2022-06-15
책 소개
목차
1부 - 7
2부 - 203
저자소개
책속에서
동생은 예쁜 아이였다. 어떻게 하면 사랑을 받을지, 사랑받는 게 무엇인지 잘 아는 아이 말이다. 그러나 예쁜 아이들이 모두 그것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어렸을 때 우리는 쌍둥이처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동생이 받는 것과 같은 찬탄 속에 있어본 일이 없다. 같은 유전자에 비슷한 얼굴을 물려받았음에도 그랬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낯선 누군가가 나에게 호감 어린 미소를 보낸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딱 거기까지였다. 그 상황이 나에 의해 진전된다거나 관계가 발전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딱딱한 내 태도가 전염되듯 상대도 경직된 얼굴로 내게서 멀어지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동생은 달랐다. 그녀는 삼십 분 후면 호감을 보인 자의 무릎에 앉아 볼을 부비고 있었다.
늘 그랬다. 그것은 아마도 성정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것이 동생이 가진 매력일 터였다. 덕분에 누군가는 그 아이에게 다정한 마음을 품었고, 누군가는 동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을 남발했다. 누군가는 동생에게 홀로 애정을 쏟은 후 돌아오지 않는 마음에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건 옆에서 볼 때는 부럽기도 하고 조금은 징글맞게 느껴지는 재능이었다.
나는 다시 동생의 방으로 갔다. 옷장을 열었다. 비싼 소재로 만들어진 수수한 옷들이 열을 갖춰 늘어서 있는 것을 보았다. 전부 꽤나 가격이 나가는 브랜드였다. 그것들에 코를 가져다 대자 섬유유연제 냄새가 났다.
옷을 하나 꺼내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이상했다. 하나를 더 꺼냈다. 그 역시 이상했다. 나머지 옷들을 꺼내 모두 침대 위에 늘어놓았다. 동생은 자라지 않은 건가? 옷들이 작았다. 열일곱 살 여자아이의 옷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작은 감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옷은 큰 사이즈의 아동복이었다. 아주 없는 일은 아니었다. 가끔 아동복을 입는 성인들을 본 적이 있었다. 주로 체격이 작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비싼 브랜드의 옷을 살 때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그렇게 하는 듯했다.
나는 동생의 교복을 가져다 평상복 옆에 나란히 놓았다. 교복은 라지 사이즈로 눈에 띄게 컸다. 한 사람이 이 두 가지 옷을 같이 입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