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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 잡지 > 에픽
· ISBN : 9772733807003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epigraph
임경섭 · 보이지 않아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 … 004
part1
i+i
이현석 · 나의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 020
creative nonfiction
김현아 · 연희가 오기까지 … 044
서은혜 · 닫아둔 그곳, 열두 시간 이야기 … 080
최윤경 · 대구에서 문화예술활동 ‘하기’ … 102
part2
virtual essay
if I
김나리 · 치아를 부수는 사랑―매일 하루에 10분, 강아지와 대화할 수 있다면 … 122
1+1 review
강건모 · 망상하는 영혼들의 산보 … 132
강대건 · 오늘을 사는 이를 위한 과학 공식 … 140
이수은 · 선을 넘은 스타일리스트들 … 146
part3
fiction
김경욱 · 한 사람만 데려갈 수 있다면 … 156
김남숙 · 파주 … 186
김연수 · 너무나 많은 여름이 … 220
윤치규 · 스스로 고난에 처하사 … 254
임선우 · 사려 깊은 밤, 푸른 돌 … 280
최민우 · 힘내는 맛 … 316
graphic novel
의외의사실 · 안개 … 34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야기를 쓰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짓는 사람으로서 나는 목소리를 대리하는 방식 대신, 또 다른 목소리가 되어 덧대는 방식을 생각한다. 모사나 패권적 쟁취가 아닌 나와 남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이동하는 일. 강박적으로 구성된 상상의 천국에서 안온하기보다는 내가 아닌 무엇이 되어봄으로서 현실의 한계를 머리로라도 느껴보는 일. 이 과정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얼마나 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얼마나 타인이 되어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뀐다. 예의와 비겁을 넘어, ‘쓰기’에서 ‘되기’로.
_이현석, 「나의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 中
친구 경애가 사진혼인 이야기를 꺼낸 건 여름방학을 앞두고였다. 아버지가 받아 보는 신문에서 평양과 서울의 여자들이 사진혼인을 통해 미국으로 간다는 기사를 읽었다고 했다. 10대 중후반이면 혼인을 하던 시절이었다. 경애도 연희도 열여덟, 중매쟁이들이 가끔 집을 드나들곤 했다. 경애는 새로운 정보도 전해주었다. 마산 사는 박금우라는 이가 하와이로 사진혼인 가서 부모를 많이 도왔다는 거였다. 그이도 마산에서 일찍이 신식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체격도 씩씩해서 여자로서 한자리하는 해방 여자였다는 이야기는 모두의 눈을 반짝이게 했다.
_김현아, 「연희가 오기까지」 中
보육사라는 직업을 참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내가 나는 가장 좋다. 어떤 사람과 함께 관계를 맺고 서 있느냐에 따라서 다른 표정과 다른 말투를 쓰게 되는데, 그룹홈에서 아이들과 있을 때 내 모습을 꽤 편안하게 느끼고 좋아한다. 아이들 앞에서는 거짓 웃음을 짓지 않아도 된다. 꾸미지 않아도 아이들이 다 받아준다. 그럴 때마다 나는 표현하기 힘든 고마움을 느끼곤 한다. 심지어 아이들이 나를 꽤 괜찮은 사람으로 받아들여줄 때마다 묘한 감정이 생기는데, 날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 같기도 하다.
_서은혜, 「닫아둔 그곳, 열두 시간 이야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