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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

최난영 (지은이)
고즈넉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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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3165668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3-11-15

책 소개

『카페 네버랜드』 최난영 신작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가 출간됐다. 소설은 세상으로부터 외면받던 주인공이 물랭루주에서 마음을 나눌 존재들을 만나 서서히 온기를 되찾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목차

반찬통에 담긴 골분
불편하고 미안한 너의 집
사라지고 마는 여자들
크리스마스 씰의 추억
진짜와 가짜
천하에 몹쓸 년
무서운 사람들
오해와 후회에 관하여
망상이라는 껍데기 속에
나를 바라보다

저자소개

최난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했다. 『물랭루주에서 왔습니다』로 ‘2022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 우수상’을 받았으며 『카페 네버랜드』는 ‘2024 광양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외에도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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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전화했다고 하자 여자는 드레스 같은 것도 수선할 줄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만들 줄도 안다고 대답해버렸다. 이브닝드레스를 디자인해 전국 기능대회에서 일등 한 적 있노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물론 고등학생 때였고, 혼자가 아닌 팀으로 출전했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여자는 그럼 좋네, 정말 좋아요, 하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 대답은 뽀드득, 마치 성에 낀 창을 닦아낼 때처럼 경쾌했다. 뽀드득, 시야가 트인 기분이랄까.
“혜정동 사랑은행 사거리 알아요? 우리 가게는 그 근방에 있어요.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옥상에 빨간 풍차가 보일 테니까.”
“풍차요?”
“응, 빨간 풍차요. 우리 가게 이름은 물랭루주.”
나는 물랭루주를 드레스 전문 업체쯤으로 생각했다. 디자이너들 밑에서 보조업무를 하거나 원단 시장에서 스와치를 떠오는 일, 마감 재봉 작업 같은 걸 하게 될 거라 생각했다. 어쨌든 경력에 도움도 되고 즐기면서 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 갈빗집 사장의 말이 떠올라 의기소침해졌다. 그 걱정을 하느라 정작 시급이 얼마인지도 물어보질 못했다.


전기매트는 윤이 의상을 갈아입으러 들어올 시간이 되면 미리 켜뒀다. 윤도 발이 따뜻하다며 좋아했다. 어느덧 십여 벌 넘게 드레스를 리폼했다. 나는 조금 여유로워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일을 스스로 늘렸다.
윤은 이제 드레스를 고치는 일뿐만 아니라, 공연의 전반적인 것을 함께 의논했고 내게 맡겼다. 앱을 이용해 공연 음악을 믹싱하기도 했다. 물랭루주와 관련된 유튜브 채널과 SNS 계정도 관리했다. 윤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돕기도 했다.
김의 일도 도왔다. 김은 자기 일을 은근슬쩍 내게 미뤘다. 그래서 불쾌한 날도 있었으나 물랭루주를 위하는 일이라 여기며 함께했다.
물랭루주는 내 집이었다. 나는 이곳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 오랫동안 남고 싶었다


아버지는 나를 보고도 못 본 척 지나쳤다. 보다 못한 사람들이, 왕제비, 하고 아버지를 불러 세웠다. 다 낡아빠진 집배원 가방을 어깨에 멘 아버지. 거의 일 년 만의 재회였다. 달라져도 너무 달라져 있었다.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아졌고 한층 더 수척했다. 하지만 깔끔한 차림새였다. 정말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듯 보였다.
아버지는 내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으로, 나를 불렀다. 곧 가방 속을 뒤적여 흰 봉투 하나를 내게 건넸다. 이웃들은 우리 부녀만 남겨두고 서둘러 사라져버렸다.
봉투에는 받는 사람도, 보내는 사람도,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심지어 빈 봉투였다. 그걸 마치 내게 온 우편물이라도 되는 듯 건네는 아버지. 그의 가방 안에는 미처 배달하지 못한 수백 장의 빈 봉투가 들어 있었다.
“집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서 이만 가볼랍니다.”
나에게 꾸벅 인사를 건네고 아버지는 다시 자전거 위로 올랐다. 아버지의 등은 땀에 흥건히 젖어 있었다. 나는 급히 아버지의 팔을 붙잡으며 물었다.
“집에 가면 누가 있는데요?”
아버지는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 바라봤다. 나는 한 번 더 물었다.
“기다려요? 누가요?”
“우리 딸이랑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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