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63168621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3-05-20
책 소개
목차
디타람브 009
에필로그 29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제야 비로소 모든 게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빛바랜 현실은 여전히 자신을 무릎 꿇리는 중임을 검사결과지를 받고 나서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간혹 부적합 판정을 받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디타람브가 아니라도 이곳, 신체 유지 센터(Body reserve Center)가 있으니까요. 너무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짧은 머리를 질끈 묶은 최 선생은 초췌한 몰골에도 상냥함을 잃지 않았다. 내용의 심각성 때문일까…….
아마 1번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냉담한 태도를 보이려던 것이 분명해 보였다. 문제는 속내가 너무 쉽게 읽힌다는 점이었다. 관중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은 뭔가를 잃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거나 꽁꽁 감춰두는 자들이다. 관심은 풍선과도 같아서 아주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부풀기 마련이다. 1번의 욕망은 관중들의 관심을 등에 업고 쉽게 부풀었고, 그들에게 달뜬 얼굴을 내보였을 것이다. 이뤄낼 수 있다는 당찬 용기는 때에 따라 무모함이 된다. 1번도 민혁만큼 궁지에 몰렸을 수 있다. 결국 그가 1번보다 나은 점이라곤 운이 좋았던 것뿐이었다.
다시 현실로 나올 수 없다고? 민혁은 사장의 눈치를 살폈다. 적어도 거짓말을 하는 얼굴은 아니었다. 선지자는 그때 분명 자신이 내보낸 사람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정책이 바뀌기 전에 내보낸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의 행동에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주한 이들이 나올 수 없다면 이후에 들어간 이들이 선지자에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리 없지 않은가. 이야기해주는 이들이 없더라도 디타람브내 이주자들에게 바뀐 지침을 알려주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정말 사장의 말대로 선지자의 거짓말일까. 그러나 그는 그럴만 한 이유나 명분이 없다.
“현실이 안전하다는 판단은 누가 내리는 거죠?”
“당연히 디타람브가 내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