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1651058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1-12-17
책 소개
목차
대상. 상실의 이해 - 전현규
최우수상. 하이퍼 점프를 위한 단계적 절차 – 최석규
최우수상. 오토마티즘 – 이지효
우수상. 814만의 1 – 양진
우수상. 눈 내리는 사막에서 웃는 방법 – 이지은
우수상. 지구가 될 순 없어 – 온정
우수상. 잉태 206 - 송동호
저자소개
책속에서
남자는 자신이 경찰이며 어디 소속인지 직위까지도 얘기했다. 다만 잘 와닿지 않을 뿐이었다.
"우리 아들인데,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혹시 플루토 아십니까?"
"메타버슨지 뭔지 그거잖아요. 그게 왜요?"
"지금 사용할 수 있으십니까?"
"아니요. 가입도 안 되어 있어서요. 무슨 일이시냐니까요?"
짧지 않은 침묵이 흘렀다.
"그럼 시간 괜찮으시면 이동민 씨 집으로 와 주시겠습니까? 지금 바로 오시면 됩니다만."
"거기가 어딘가요?"
"이동민 씨 자택입니다."
"이상하게 들릴 거 아는데, 제가 아들 집주소를 몰라서요. 얘기를 안 했거든요."
<상실의 이해>
배운 게 도둑질이라 다시 앱 개발을 시작했다. 아이디어는 우연히 본 여성 잡지 기사에서 얻었다. 어느 사생팬 이야기였는데 소속사 사장보다 아이돌의 스케줄을 더 줄줄이 꿰고 있다는 대목에서 눈이 번쩍했다. 앱은 셀럽과 관련된 것들을 수집, 가공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인기 스타가 SNS에 누군가와 식사를 하며 찍은 사진을 올렸다면 식당 위치, 업로드 시각, 먹은 음식, 입고 있는 옷, 과거 일정 등을 딥 러닝 기술로 분석해 스타의 예상 이동 경로를 포함한 가상의 일정을 메일이나 메시지로 알려 준다. 가끔 실제 스케줄과 일치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입소문이 났고 일부 팬들이 매일같이 앱이 알려 준 경로를 쫓아 연예인의 뒤를 밟는 웃지 못할 코미디도 벌어졌다. 생각보다 수익이 좀 났다. 덕분에 할머니 몇 달 치 요양원비를 벌었다. 처음엔 나조차도 이게 돈이 될까 싶었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이에게는 우상의 일거수일투족이 추레한 현실을 잊게 만드는 등대와 같으니까 말이다.
<하이퍼 점프를 위한 단계적 절차>
지니는 마지막 문장을 뱉고는 인상을 구겼다. 냉동법, 인공 지능 자아의 알고리즘 사본을 만들어 복제 자아를 냉동시킨 상태로 보관하는 방법이다. 인공 지능의 빚 변제에서 가장 까다로운 변수는 인공 지능의 자살뿐이다. 하지만 냉동법으로 복제 당한 자아는 복제했을 때까지의 기억과 자아를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 가동될 신체만 있으면 과거에 자살한 인공 지능을 다시 살려서 빚을 받아낼 수 있다. 빚을 다 갚기 전까지는 맘대로 죽을 수도 없는 노예 신세가 되는 것이다. 또한 빚을 모두 갚았다고 해서 알고리즘의 사본을 전량 폐기했다는 보증은 어디서도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자아가 어디서 어떻게 가공되어 재탄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오토마티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