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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3931515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3-12-31
책 소개
목차
이든 이야기1 사라진 편지
수림 이야기1 미스터 블랙에게
이든 이야기2 식물 지도
수림 이야기2 나홀로나무 아래에서
이든 이야기3 둔냥이 15호
수림 이야기3 페달을 밟고서
이든 이야기4 케루빔 천사
수림 이야기4 마지막 편지를 보내
이든 이야기5 기린 미끄럼틀
수림 이야기5 부루마불에 없는 나라로
이든 이야기6 허니 가이드
수림 이야기6 다시 찾은 자전거
이든 이야기7 안녕 파티
수림 이야기7 새 천 년을 건너서
모두의 이야기 졸업식에 초대합니다
책속에서
312동 203호.
나는 이곳에 부러진 버드나무 가지처럼 떨궈졌다. 이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영원히 물길을 떠돌 것 같다. 내 뿌리를 찾아야겠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를 찾고야 말겠다. 유치원 졸업식은 얼렁뚱땅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어림없다. 오른쪽에 아빠, 왼쪽에 엄마를 나란히 두고 졸업 사진을 찍어야겠다.
내일은 6학년 2학기 개학 날이자, 전학 첫날. 이제 졸업식까지 6개월 남았다.
둔촌아파트 3단지 놀이터, 이게 기린 놀이터의 정식 명칭이지만, 아무도 이렇게 부르지 않는다. 기린 모양 미끄럼틀이 있다는 이유로 모두 ‘기린 놀이터’라고 부른다. 하지만 4단지의 열차 모양 굴이 있는 놀이터를 열차 놀이터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맞다. 기린 놀이터는 둔촌아파트의 대장 놀이터다. 여기야말로 엄마가 보물 상자를 숨기기에 가장 그럴싸한 장소다. 오죽하면 비밀 카페 이름을 ‘기린 놀이터에서 만나’라고 지었을까!
아기가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건 누군가 뒤에서 보호하고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나의 뒤에는 누가 있을까? 그 사람이 엄마였으면 좋겠다. 아빠도 괜찮고. 아니 할머니여도 상관없다. 누구라도 떨고 있는 나를 뒤에서 지켜봐 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