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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4871803
· 쪽수 : 214쪽
· 출판일 : 2026-01-20
책 소개
목차
서문_9
이혼_13
아메리카 에어라인에 입사하다_19
꿈 이야기_23
현실 이야기_27
나의 빛 찰리씨_31
일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_34
참새와 까마귀 이야기_51
엄마_53
하늘의 선물_65
톨사시(Tulsa City) 베니힌(Benny Hinn)목사_71
X-시누이 아들 리(Lee)의 결혼식_76
X-남편 폴 그리고, X-시어머니_81
2000년 대한민국_86
2001년 뉴욕 9.11 테러_90
현대판 바벨탑_94
내 잔이 넘치나이다_98
신랑 되신 하나님_102
나의 신앙, 건져 내시리라_105
1987년 5월 2일, 토요일._107
불같은 시험_123
기적으로 신학교에 가다_128
옆집으로 이사온 쉐리_140
사라의 정원_157
[단편소설]
6·25_176
아버지_181
디디티(DDT)_185
적군의 치하에 갇히다_189
17살 인민군_192
9.28 서울 수복_199
해설(김성교)_207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혼만은 절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목구멍 속에서 울음이 덩어리져 올라왔다. 콧등이 시큰했고, 눈앞이 흐릿하게 번졌다. 지금의 이 고통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 집안은 단 한 번도 그런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증조할머니 때부터 이어져 온 굳건한 가훈처럼, 결혼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자 ‘죽음만이 갈라놓을 수 있는 언약’이었다. 이혼이라니… 나 또한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하지만 인연은 그리 굳건하지 못했고, 기대는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먼저 신랑 어머니 마리와 신부 어머니가 나와 촛불을 밝혔다. 디자이너에게 특별히 주문했다는 드레스를 입은 마리의 모습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화려하고 눈부셨다.
이어 신랑 리가 흰색 턱시도를 입고 당당히 입장했다. 뒤이어 회색 턱시도를 입은 여섯 명의 남자 들러리들이 차례로 나왔다. 네 번째로 등장한 키 큰, 멋진 필립을 바라보는 내 눈은 황홀하고 행복해 흥분될 정도였다.
곧이어 여섯 명의 여자 들러리들이 진남색 드레스를 입고, 영화 타이타닉에 나왔던 것과 똑같은 목걸이와 귀걸이를 달고 나비처럼 차례차례 나왔다. 그리고 반지 상자를 든 두 명의 소년, 꽃바구니를 든 두 명의 소녀가 꽃을 흩뿌리며 입장했다. 마침내 신부 헤더가 눈부신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감미로운 음악에 맞추어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 모습은 마치 신데렐라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낮에는 미장원에서 손님들의 머리를 다듬고, 밤에는 식당에서 접시를 나르며 나는 쪼개고 또 쪼개어 하루를 살았다. 두 직업을 붙들고 몇 년을 달려온 몸은 이미 지쳐 있었고, 마음 한구석은 늘 착잡하게 무거웠다. 그래도 한 움큼씩 저금통에 모아둔 돈을 떠올리면 잠깐 숨이 트이곤 했다. 아이 필립의 작은 웃음소리, 그가 맨발로 달리던 날들, 그런 것들이 나를 버티게 했다.
그러나 어느 날, 뉴욕에서 왔다는 강 씨라는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입에 달고 사는 말투로, 인구 많은 뉴욕에서 아침식사와 샌드위치를 파는 커피숍을 열면 돈을 빨리 번다며, 동업을 하자고 속삭였다. 그의 말은 달콤했고, 오랫동안 피로에 찌든 내 귀는 그 달콤함에 쪼끔씩 기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