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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7030504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2-05-25
책 소개
목차
추천사
한 줄 문장을 찾아
1. 그 새벽의 죽비 소리
내성행상불망비
연적
흑과 백
책상
그 새벽의 죽비 소리
하단동 옛집
내 마음속의 촛불들
마지막 인사
해 질 무렵
2. 노을처럼
어떤 귀향
물숨
나혜석을 위한 변론
노을처럼
꽃잎처럼 나빌레라
암호명 ‘H21’
해 저물녘 그 비탈길에서
봄을 기다리며
자유로의 갈망
3. 가슴이 뛰는 일
설레다
가슴이 뛰는 일
내 생의 마지막 1분
돼지우리 속에 갇힌 영혼들
내 안에 숨겨진 또 하나의 나
살다보면 살아지리라
그들이 사는 세상
‘카공족’의 변
네 마음에 마법을 걸어!
4. 그 그립고도 먼
달려라 장 여사
아버지의 노래
재봉틀
파자마 두 벌
그 그립고도 먼
발렌타인 30
다시 만날 때까지
신선도 쉬었다 가는 보물섬 남해
인생은 한바탕 꿈이었을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가로 19줄, 세로 19줄, 361개 교차점의 바둑판 위에서는 흑과 백의 치열한 진검승부가 벌어진다. 수많은 묘수와 전략으로 공격과 방어가 난무한다. 하지만 바둑에서는 신의와 절개는 있어도 배신이나 변절은 없다고 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정해진 시간 안에 자신에게 주어진 바둑돌을 놓아야 하듯 우리는 매 순간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지 않았을까. 그 선택이 성공이든 실패든 자기 앞에 놓인 삶의 한 부분임에야…….
지난날들을 복기復棋한다면 성공을 백으로, 실패를 흑으로 봤을 때 우리네 인생은 흑일까 백일까? 남편과 함께 바둑 삼매에 빠졌던 오빠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그때 당시 신입사원이나 다름없던 서른 살의 남편은 얼마 전 퇴직을 하고는 인생 2막을 향해 조심스레 발을 내디뎠다. 앙증맞은 얼굴로 엄마 아빠를 부르며 아장아장 걷던 아들은 모자란 잠에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얼마 전 입사한 직장으로 부리나케 달려가고 있다.
어느 험준한 골짜기를 헤매다 온 바람처럼 해녀들의 몸에 새겨진 거친 생존의 무늬들. 그녀들이 토해낸 설움들을 껴안아주느라 바다는 저렇게도 울부짖고 있는 것일까? 포구엔 먹이를 찾아 모여든 갈매기들의 군무가 황홀하다. 저들도 생존의 한가운데에서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이 바다를 찾았으리라.
삶은 고해라고 했던가. 얼마나 많은 시름들이 그녀들의 가슴에 머물다 간 것일까. 힘겨운 삶의 파도를 헤쳐 온 그녀들의 이야기가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
내면의 상처가 깊은 사람은 더 깊은 동굴 속으로 침잠한다. 우리는 손 안에 그 무언가를 더 많이 움켜쥐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숨을 참으며 견뎌냈을까. 어떻게 해야만 그것들을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을까. 삶이란 어쩜 모범답안을 찾지 못한 시험 같은 게 아닐까? 나는 오늘 이 바다의 품에 안겨 깊은 잠에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