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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141637
· 쪽수 : 600쪽
· 출판일 : 2026-08-24
책 소개
목차
1권
작가의 말 | 직업병의 행렬 속에서
생일 선물
선배에서 오빠로
빨간 장미꽃 백 송이
형과의 밀약
두물머리 그곳
밭은기침의 정체
딸에게도 뻗친 마수
2권
장흥 가지산 보림사
시인의 숲 산책길
완쾌의 기도
실패한 복수
파리의 꽃들
반 고흐의 자취
영원히
작가 연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때 선배님 시는 잊을 수가 없어요. 시에 사로잡혀 그 그림을 단숨에 그렸으니까요.”
윤소인이 이재이를 살짝 쳐다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 눈길이며 목소리에는 수줍음과 조심스러움이 담겨 있었다. 이재이는 자신을 짧게 쳐다본 여자의 눈이 순간적으로 밝아지는 것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가다듬은 목소리와는 달리 거기에 실린 말이 너무 뜻밖의 칭찬이고 호감이어서 문득 당황했다.
“아니, 뭐……, 예에……, 그림을 너무 잘 그려주셔서……. 그 고마움도 제대로 표하지 못하고 그냥…….”
이재이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어물거리고 있었다. 그런 그의 어색스러운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1권「생일 선물」중에서
‘야, 이 정신 나간 놈아! 세상에 쌔고 쌘 여자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찢어지게 가난한 것을 골라. 처가 덕을 보진 못하더라도 이쪽 것 새어나가지는 못하게 해야지. 평생 그리 새어나가다 보면 기둥뿌리 빠지고 집안 망한다, 망해. 더 뒷다리 잡히기 전에 당장 때려치워, 당장!’
역력하게 들리는 이런 외침은 평소에 없이 사는 사람들을 대하는 아버지의 태도였다.
그런데 아버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하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도 형도 서로 경쟁하듯이, 누가 잘하나 견주듯이 돈 없는 사람들을 마음 놓고 업신여기고 깔보고는 했다. 돈을 떠받들고, 돈만을 믿고, 돈으로 힘자랑을 하는 아버지, 어머니, 형에게는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윤소인이 사람으로 보일 리 없었다. 그 막강한 장애물 앞에서 이재이는 깊은 신음 소리를 물었다. 산도 높고 높은 산이었고, 바다도 깊고 깊은 바다였다. 그 산을 어찌 넘고, 그 바다를 어찌 헤쳐 나아가야 할 것인지 암담하고 가위가 눌렸다.
—1권「빨간 장미꽃 백 송이」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