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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140722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3-11-21
책 소개
목차
어머니도 안 보여
큰 싸움, 작은 싸움
월세 4배 올려받기
이복동생도 동생이냐
두 가지 욕심
성격 차이라는 참극
돈은 인간의 실존인 동시에 부조리다
오로지 살아 있는 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알겠어, 어떤 상탠지. 돈 중독에 걸린 전형적인 모습이군.”
냉정하고 예리해진 눈빛처럼 이태하의 목소리도 차가웠다.
“돈 중독……? 그래, 그 말이 딱 맞는 말이야.”
그 말이 귀에 익지 않은 눈치로, 박현규의 미세하게 달싹이는 입술은 ‘돈 중독’을 곱씹고 있었다.
“그래, 마약중독, 도박중독, 알코올중독, 니코틴중독만 있는 게 아니야. 독하기로 치자면 돈 중독이 제일 독할걸, 아마.”
“돈 중독이 제일……?”
정말 그럴까 하는 표정으로 박현규는 이태하를 쳐다보았다.
“다른 중독들은 남을 해치는 일 없이 스스로 허물어지고 망가지는데, 돈 중독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사람을 마구 죽여대니까.”
“응, 그러고 보니 그렇군. 그리고 말야, 소송 붙고, 재판 받고 하는 사건들 중에서도 돈에 얽힌 게 제일 많은 거 아냐?”
“당연하지. 민사고 형사고 가리지 않고 돈 때문에 벌어진 사건들이 99퍼센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이태하가 지겹다는 듯 콧등을 찡등그리며 고개를 저었다.
—1권「어머니도 안 보여」중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태하는 그 블랙리스트의 영향력을 실감해야 했다. 시쳇말로 ‘돈 되는’ 기업 쪽의 큼직한 사건들은 그야말로 씨가 마르고 말았다. 그저 이삭 줍듯이 자질구레한 사건들만 가지고 씨름해야 했다. 그런데 그 사건들의 거의 전부가 돈에 얽히고설킨 이전투구였다. 너 죽고 나 살자는 그 막가는 싸움판을 도맡고 나서서 칼을 휘둘러야 하는 변호사라는 신세에 이태하는 문득문득 감당하기 어려운 회의와 자괴감에 빠지고는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부정기적으로 엄습하는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가 허둥지둥 진통제를 털어 넣곤 하는 것처럼 멀리 있는 한 선배를 떠올리고는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지치지 말고 성실히 합시다. 그 과정에서 하나하나 이루어져 나아가는 것이 기쁨이고 보람이고, 진정으로 행복한 자족적 삶이 아니겠소. 그 길을 향해 우리 함께 지팡이가 됩시다.’ —1권「큰 싸움, 작은 싸움」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