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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7241627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3-12-20
목차
시인의 말 05
제1부
새벽 숲길 13
호랑이와 곶감 14
봄눈 15
목련꽃 16
능소화 17
‘아이고’ 라는 말 18
연꽃 19
너를 생각하며 20
동백꽃 21
벚꽃엔딩 22
소통 23
육교 24
외딴섬 25
목포항 부둣가에서 26
목포는 공연중 27
암태도 28
시어詩語 바다 30
한 편의 술을 빚다 31
보길도 예송리에서 32
제2부
불씨 35
현실 36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37
잡초 38
섣달 그믐날 40
발등을 내려다보다 41
플랫폼에서 42
종점 풍경 44
갈매기 우는 항구 45
일상에서 만난 그리움 46
기다리고 기다리다 48
옥단이 50
잊을 수 없는 기억 51
붉은 노을 52
사랑 하나 54
줄타기, 혹은 솟구쳐 오르기 55
제3부
동행 59
젓갈 항아리 60
그 강가의 갈대 61
어느 쓸쓸한 밤의 편지 62
마음 읽기 63
어떤 외로움 64
분재공원에서 65
바닥은 길이다 66
욕망 67
낙지처럼 68
비 오는 날의 단상 69
물의 이치 70
세월은 눈을 크게 만든다 71
목포 앞바다, 그 저물 무렵에 72
은행잎 74
백양사의 그 가을 75
그리움을 그리다 76
또 다른 하루를 위하여 78
제4부
같은 일상 낯선 시간 81
삶을 정렬整列하다 82
거울 앞에서 84
지난날에 대한 생각 86
서로를 알게 되면 87
집으로 가는 길 88
익어가는 시간 89
어머니가 생각났다 90
양파 같은 사람 92
함박눈 내리는 날 93
흔들리는 밤 94
가을바람은 추억 속으로 96
우리들의 아버지 98
엄마의 그늘 99
암태면 얌진씨 100
특별하지 않은 날의 특별한 생각 102
아버지의 상추쌈 104
알 수 없어요 105
가을은 익어가고 106
■ 해설_ 그리움과 희망 사이/ 황정산 107
저자소개
책속에서
새벽 숲길
새벽 안개 숲,
부스스 눈을 뜬 나뭇잎이
가만히 매달리는 이슬방울에게
슬며시 어깨를 기대어준다
서서히 어둠이 깨어나는 길
새들은 하루의 걸음을 내딛고
어느새 몇몇 새들은 날아와
그 발자국 위에
부리로 꽃점을 찍는다
다람쥐는 귀 쫑긋
양손을 모으고
흩어졌던 꽃바람도
동녘 하늘로 날개를 편다
시어詩語 바다
온갖 불빛들이 물살을 가르며
바닷속으로 일제히 뛰어든다
직선과 사선을 수없이 넘나들고
시어詩語들은 물결 따라 춤을 추며
툭 툭 툭 건드려만 보고 애간장을 태운다
어쩌다 운수대통
대어가 살랑거리며 꼬리에 붙는다
윤기 나는 비늘도 나풀거리는 지느러미도
물결을 일으킨다
뽀얀 속살은 사과처럼 보이고
입안은 벌써 군침이 돌아
한 입 베어 물고 비린 맛을 버리고
새콤달콤한 맛이 나도록 또 베어 물고
비린 맛은 여전히 입가에 맴돌고
야무진 맛은
어느새 물방울을 일으키며
물속 깊이 가라앉는데
바다는 속절없이 오늘도 춤을 춘다
잊을 수 없는 기억
모난 돌 첫 번째 계단에 앉아
구두 소리, 운동화 소리, 슬리퍼 끌리는 소리에
촉각을 세우며 근대역사관으로 따라 들어간다
환한 조명 속에 슬프게 깜박이는 눈
침략 제국의 불빛이 붉은색으로
생생한 기억으로
일제의 야욕과 수탈의 역사를 말하고
통탄하며 참혹했던 그 시절
잊어버리고 싶지만 지을 수 없는 과거
빛바랜 사진처럼 불빛도 희미하게 시간을
숨죽여 놓는데
피 끓는 조선의 한을 알 수 없는
목말 탄 아이의 까불거리는 발소리는
신바람마저 일으킨다
‘오호통재라’
울퉁불퉁 뛰는 전율로 전해지는 돌덩이
흙먼지 일으키며 붉은 깃발 펄럭이는
불빛을 향해 세차게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