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시조집
· ISBN : 9791167242143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4-10-22
목차
시인의 말 05
제1부 調
시를 절로 쓰려거든 박자 가지고 놀아야지
調 가락 조 13
寂 적막할 적 14
執 잡을 집 15
錘 저울 추 16
味 맛볼 미 17
耆 늙을 기 18
枯 마른나무 고 19
鬱 울창할 울 20
瓦 기와 와 21
品 품격 품 22
經 불경 경 23
喝 고함칠 할 24
之 도달할 지 25
제2부 象
점자처럼 마음으로 더듬어 읽는 눈먼 시인이여
詩 지을 시 29
月 달빛 월 30
愁 시름겨울 수 31
艶 고울 염 32
深 짙을 심 33
恕 용서할 서 34
聞 소문날 문 35
慾 욕정 욕 36
島 섬 도 37
別 헤어질 별 38
離 떠날 리 39
江 큰 내 강 40
休 쉴 휴 41
象 상징할 상 42
제3부 開
한 송이 꽃보다 못한 시, 온 힘을 다해 피어나라
開 꽃이 필 개 45
日 매일 일 46
印 찍을 인 48
余 나 여 49
靑 젊을 청 50
末 늘그막 말 51
屋 집 옥 52
徘 배회할 배 53
호모 사이버네티쿠스 씨의 一日 54
호모 사이버네티쿠스 씨의 二日 56
호모 사이버네티쿠스 씨의 三日 58
호모 사이버네티쿠스 씨의 四日 60
호모 사이버네티쿠스 씨의 五日 62
橋 다리 교 64
覺 깨우칠 각 66
제4부 傳
잘헌다 지랄 맞은 세상 여한 없이 놀아봤소
공옥진傳 68
이영도傳 70
윤심덕傳 72
김원주傳 74
김만덕傳 76
계섬傳 78
설죽傳 80
황진이傳 82
김덕만傳 84
시인의 에스프리
「象」에 대한 辯 89
「艶」에 관한 思 96
「開」를 위한 想 104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팽개쳤던 시를 일으켜 세워 “알몸으로 마주”하면서, “내 것 아닌 저린 사랑의 시”처럼 울림 깊은 시조들을 다시 찾아 읽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시인들은 쉬지 않고 뚜벅뚜벅 걷고 있었다. 그 사이로 슬쩍 발을 들이밀면서 두 번째 시조집을 상재하게 되었다. 염치없는 끼어들기 같지만, 이제야 시조의 옷깃을 제대로 여미면서 약간의 멋도 부릴 줄 알게 된 것 같다.
다시 걷는 길은 그만큼 멀고 갈 길은 바쁘다. “불면의 노역으로 시 한 편 얻은 새벽”이 오면 “한 송이 꽃보다 못한 시”라고 좌절하지 말고 “온 힘을 다해 피어나라”고 외치련다. 시에 낙심하고 절망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 시들어가는 시를 일으켜 세워, 온 힘을 다해 피어나라고 꽃의 주술을 걸 것이다.
― 시인의 에스프리 중에
調 가락 조
대폿집 들창 너머 젓가락 장단 흘러나오네
교자상 모서리를 패도록 두들겨대네
얼씨구, 엉덩이장단 어깨장단 들썩이네
그 옛적 한양의 이세춘이 도포 자락 길게 휘날리며 시절가를 부를 적에 장단을 새로이 자르고 늘이고 촘촘히 나누고 붙이고 질탕한 가락으로 조선 천지를 사로잡아 장안에 내로라하는 기생 가객 풍류객들이 이를 따라 부르기에 바빴거늘
한 젓가락 반박자 늦게 세 젓가락 연달아 치고
흥이 넘쳐흘러 엇박으로 메기다가
절씨구, 시를 절로 쓰려거든 박자 가지고 놀아야지
寂 적막할 적
입춘 지나 남해바닷가 꽃 몽우리 필 듯 말듯
동백꽃 고운 선혈이 잎새 사이로 보일 듯 말듯
이른 봄 초경 치른 계집아이 새초롬하게 숨어 있네
저 꽃망울 활짝 피어나 지고 피고 또 피고 지고
이윽고 폐경을 지나 적막강산 내 속엣것
동백꽃 피었다 진 자리 자취도 없네, 속절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