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둥지

시인의 말

하나, 꽃으로 피는 둥지

금낭화
연서戀書
꽃들이 우는 밤
들찔레꽃
이팝나무꽃
도라지꽃
장미꽃
망초꽃
달맞이꽃
박꽃
채송화
나팔꽃
할미꽃
민들레
들국화
낙화
개화開花·1
살구꽃
무지개
꽃
개화開花·2

둘, 삶의 길 위에 만나는 둥지

아내의 잔소리
목련꽃 봉오리
안개
파장터
첫사랑
파도
귀뚜라미
우정
봄비
눈 내리는 밤
눈
간이역
철새
이슬
아지랑이
친구
흰구름 송이
순명의 나이
낙동강
낙엽
상념
그 너머에
배신
낙엽 시계

셋, 어머니 둥지

둥지·1
고향을 위한 노래
노을이 흐르는 강
둥지·2 71
어머니의 기도·1
빨래터
성묘
어머니의 기도·2
종이 되어 울고파서
돌샘
바람
보름달
목화木花 송이
반짇고리
내 생일

자작시 감상 - 《별이 빛나는 둥지》를 엮으면서

품어줄
둥지 잃은 새들의 울음소리
울음의 발자국을
절뚝이며 다독이면
별빛에
젖은 눈시울
하얀 속살로 흐느낀다
구름도 머뭇대는
둥지 속에 하얀 깃털
숨소리 새근새근 눈동자 깜박깜박
명주솜
둥지 속에다
품어주는 사랑 부리
고달픈 나래 접고
꿈인 듯 다독이며
노오란 부리부리 시린 기억 품어보면
잎새에
고개 숙였던 바람결도 숨을 죽인다
〈둥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