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7565891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4-07-17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장. 오전 진료
- ENFP 정신과 의사는 힘들어요
- 아! 맞다!
- 아파야 설움을 안다
- 조금 느려도 괜찮아
-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
- 환자분이 내게 준 편지
-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2장. 점심 시간
- 야! 너두?
- 바선생님 저한테 왜그러세요
- 어린이가 되고 싶은 어른
- 유치한 삶은 살고 싶지 않아
- 일과 삶의 균형
-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3장. 오후 진료
-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아
- 자신을 위로하는 연습
- 꿈 수집가
- 꼭 정답만을 이야기해야 하나요
- 돌아갈 곳
- 환자와 함께 성장하는 경험
- 똑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는 사람
4장. 퇴근 시간
- 공감 받은 하루
- 나 정말 힘들어
- 너무 많다
- 모든 모습이 나인 걸
- 상처를 품은 용서
- 대인 관계
- 외할아버지를 떠올리며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게 용기를 준 한 환자분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 고 싶다. 그분은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시는, 성품이 참 상냥한 분이었다. 선을 넘는 무례한 손님들에게도 싫은 내색 없이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함을 잃지 않는 그런 분이었다. 흔히 말하는 순딩이 같았던 환자분은 자신이 받는 상처는 꽁꽁 숨긴 채 다른 사람만을 챙기며 지내왔다. 마음이 아프게도, 환자분은 일적인 스트 레스와 계속해서 쌓여만 가는 상처들로 인해 우울과 불안이 생기게 되었고 결국 내 외래로 오시게 되었다.
환자분은 자신의 생각이나 의사를 타인에게 솔직 하게 표현하기 어려워하셨다. 그분은 자신이 그럴 자 격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마치 타인을 공격하는 것처럼 느꼈다. 그러나 진 료에 성실하고, 노력을 열심히 하셨던 환자분은 결국 조금씩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사를 표현 하고 거절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환자분이 처 음에 보였던 우울과 불안은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어느 날, 환자분은 진료실에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선생님 덕분에 너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나는 마음 한편으로 부끄러움을 느꼈다. 환자분께는 진료 때마 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사를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 얼 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하면서, 정작 나는 그러하지 못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환자분의 변화를 직접 보 면서 사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환자분은 나보다 용기 있는 분”이라고.